오수현, 람보르기니 키 받고 웃지 못한 까닭

입력 2021-11-15 17:47   수정 2021-11-1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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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이 ‘슈퍼카’로 불리는 람보르기니(사진) 열쇠를 손에 쥐고도 웃지 못했다. 감당하기 힘든 보험료 때문이다.

호주 교포 오수현(25)은 15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펠리컨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2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157야드 지점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굴러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주 12번홀 홀인원은 오수현이 세 번째다. 오스틴 언스트(29·미국)가 프로암에서 홀인원을 했고 태국의 파바리사 요크투안(27)이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홀인원에 걸린 부상은 최초로 기록한 선수에게만 돌아가지만 이번 대회 부상은 ‘양도’가 아니라 ‘2년 무상 리스’여서 주최 측은 홀인원을 한 모든 선수에게 흔쾌히 상품을 내걸었다. 프로암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언스트와 오수현에게도 슈퍼카를 몰 기회가 돌아간 이유다.

프로 선수에게도 흔치 않은 기회지만, 선수들은 선뜻 람보르기니 열쇠를 가져가지 못했다. 막대한 보험료 때문이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를 2년간 몰면서 내야 하는 보험료는 3만달러(약 3500만원)다. 요크투안이 올 시즌 LPGA투어에서 번 상금 2만3991달러(약 2800만원)보다 많다. 올 시즌 상금으로만 58만5588달러(약 6억9000만원)를 번 언스트 정도만 경기 후 주차장에서 시운전을 해봤다. 그러나 언스트도 차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 한나 그린(25·호주)과 차를 나눠 쓰는 오수현은 “호주로 가져가고 싶지만 그렇게 하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얼마 전 자동차 사고가 난 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요크투안은 “람보르기니를 몰고 싶지만 얼마가 들지 모르겠다”며 “현금으로 대신 받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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