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부의 지역 화폐 예산 삭감과 관련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 "슬슬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1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영리한 선택이긴 한데, 문제는 친문 지지자들이 과연 이를 용인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이 후보를 싫어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후보로서 치명적인 결함 때문에 그가 선거에서 필패할 것이며, 그 결과 문프를 지켜줄 수 없다고 믿는다"면서 "그중 일부는 이재명이야말로 자신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제일 먼저 문프를 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섣불리 대통령을 공격했다가는 지금 있는 지지자들마저 이 그룹에 합류시킬 수 있으니 지금 외줄을 타는 느낌일 것이다"라며 "그렇다고 정권과 선 긋기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1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 중인 지역 화폐·골목상권 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우리 기재부의 홍 부총리께서 이 현장의 어려움을 와서 한번 보시던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 회의에서도 홍 부총리를 향해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게 현장에서 멀게 느껴진다 생각한다"며 "현장을 찾으면서 목소리를 들으면서 국가 경제 총량은 좋아진다지만 서민은 얼마나 어려운지 현장에서 체감해보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현장에서 체감하면 매출 양극화가 얼마나 지역 골목상권을 위협하는지, 국가 경제 전체는 커지고 있지만 양극화로 다수의 서민이 힘든 것을 눈으로 본다면 지역 화폐 정책에 대해 이와 같은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은 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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