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터. 직역하면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 의역하면 수립한 마케팅 전략에 기반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쓰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다. 이러나 저러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디자인 단계까지 고려해 구성물을 기획하는 디자인적 역량과 마케팅 관점에서 구성물을 기획하는 마케팅적 역량 모두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그렇게 제작된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인사이트를 통해 평가받고, 최적의 결과물을 위해 실행과 반복을 거듭하는 직무다.
대학교 졸업 이후 콘텐츠 마케터라는 직무로 사회에 뛰어든 지 일 년이 채 안 되는 나 또한 MZ 세대의 일원이다. 나는 싱가폴 대학교에서 패션 마케팅 & 브랜딩을 전공하며 브랜드 북, 무드 보드, 잡지, 브로셔와 같은 콘텐츠를 기획 및 제작했고, 아주 자연스럽게 Adobe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독학했다. 초반 엉터리 결과물에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작업물을 만들며 일단은 부딪혔다. 작성된 기획안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는 과정에서 내용이 축약되는 경우도 있었고, 추가되는 경우도 있었다. 콘텐츠 마케터라는 직업 자체에 뛰어난 디자인 능력이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디자인적 감각이 있어야 결과물의 퀄리티가 보장되는 것 같다.
고객 니즈를 해소시켜야 하는 본분을 가진 콘텐츠 마케터에게는 메시지 전달 능력과 필력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개인마다 쌓여 있는 데이터는 천차만별이지만,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그 중 꼭 필요한 부분만 채택해 온전한 나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나는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꾸준히 백일장에 참가했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탄탄한고 잔잔한 산문에 비해 표현법이 화려한 시를 좋아하는 편이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종종 시를 쓰곤 한다. 아마도 이런 나의 취미 때문에 현재 직업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메시지여도 독자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면 더 이상 그 메시지의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이때가 바로 시각적, 문화적 영향을 더해야 할 시점이다. 메시지를 돋보이게 도와줄 톤앤매너, 레이아웃 구성, 페이지네이션 등의 디자인적 스킬이 큰 작용을 한다. 나는 평소에 밈(meme)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늘 소비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나로서는 공감력 향상에 도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의미의 문장이라도 조금 더 임팩트 있는 문장 작성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이 모든 흐름의 이해와 감각은 무조건적으로 경험에 의해 생긴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메시지를 구성하는 능력이 뛰어나는데 반면 디자인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진입장벽이 낮은 무료 디자인 플랫폼을 주저 말고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용법이 매우 간단해 굳이 포토샵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실무에서 유용하게 쓰일 작업물을 도출해 낼 수 있다. 디자인에 관하여 나만의 팁 몇 가지를 공유하자면, 일상에서 예쁘다고 생각되는 풍경이나 사물을 찍고, 그 사진에서 컬러 팔레트와 패턴을 추출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소스들을 기호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 팁은 핀터레스트나 관리가 잘 되어있는 인플루언서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틈틈이 들여다보며 영감을 얻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메시지 전달”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마케팅을 공부하며 막연히 좋은 마케터가 되고 싶다던 어린 날의 나는 어느새 콘텐츠 마케터라는 위치에 서있다. 광범위한 마케팅 영역에서 다양하게 나뉘는 직업군 때문에 서성거리고 있는 학생 혹은 취준생이 이글을 본다면 스스로 창작을 좋아한다면 콘텐츠 마케터라는 직업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당장 눈으로 보이는 결과물에서 오는 성취감이 원동력이 되는 직업, 아주 매력적인 직업, 바로 콘텐츠 마케터다.
최선아씨는 노팅엄트렌드대학교 패션마케팅&브랜딩 전공으로 졸업 후 올 초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에 입사,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23개국 여행경험과 미국, 싱가포르에서의 유학 경험을 통해 다져진 도전정신을 스타트업에 쏟아부으며 성장 중인 사회 초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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