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투자해 1조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지분 6.14%를 매입한 지 9개월 만에 1800%의 수익을 올렸다. 작년 2월 투자한 토스뱅크 지분가치도 100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 시작한 디지털 부문 강화와 스타트업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한 회사의 지분가치만 시가총액의 세 배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9개월 사이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배 가까이 높아졌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의 가치가 급등한 영향이다. 16일 장외가 기준 두나무 시가총액은 18조879억원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가치도 1조1105억원으로 불어났다. 한화투자증권 시가총액인 1조184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 당시 한화투자증권은 주식 플랫폼으로서 두나무 가치를 높게 보고 주식을 매입했다. 두나무는 업비트 외에 모바일 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옛 카카오스탁)와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비상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별도 기업가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5조~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쟁사의 기업가치를 참고한 계산이다.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29조6938억원, 장외에서 거래되는 케이뱅크의 시총은 6조2000억원이다. 지난달 한화투자증권은 토스뱅크 주식 300억원어치를 추가로 취득해 지분을 8.86%로 확대했다.
작년부터 한화투자증권은 핀테크기업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고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강화 전략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핀테크와 스타트업 투자를 전담하는 디지털전략실을 두고 있다.
투자는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한화생명은 핀테크 전략 강화를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 사무소도 개설했다. 세계 혁신 기술의 중심지에서 투자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인증보안 스타트업 센스톤에도 20억원(지분율 1.66%)을 투자했다. 작년 2월에는 태국 블록체인 핀테크업체 라이트넷에 119억원을 투자해 지분 7.95%를 확보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투자증권의 주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더하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16일 종가 기준 한화투자증권의 시가총액은 1조1843억원으로 지분가치의 3분의 1 수준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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