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세무사 '임금명세서' 충돌

입력 2021-11-16 17:03   수정 2021-11-17 01:02

오는 19일부터 월급날 근로자에게 임금 구성 항목 등 각종 필수 사항이 기재된 임금명세서를 교부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현장에선 영세사업장의 임금명세서 대행업무를 누가 맡아야 하는지를 놓고 세무사와 노무사 간 신경전이 불붙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임금명세서 의무 교부 내용을 담은 개정 근로기준법과 시행령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임금명세서에는 임금 구성 항목, 계산 방법 등을 상세히 담아야 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임금명세서를 교부하지 않던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는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공인노무사, 세무사 등 대행기관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임금명세서 대행업무를 둘러싼 노무사와 세무사 간 직역 다툼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두 직종은 임금계산이나 4대 보험료 업무 등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세무사들은 임금대장과 4대 보험 업무를 맡아온 것을 근거로 “임금 관련 서류 작성도 세무사 업무”라고 주장한다. 반면 노무사들은 “근로기준법상 업무는 당연히 우리 영역”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임금명세서 업무대행이 세무사에겐 돈은 안 되고 품만 많이 드는 잡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복잡한 임금계산 업무를 맡으려면 근로기준법을 공부해야 하는 데다 혹시 기재사항을 잘못 적으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 세무사는 “세무사들이 주로 쓰는 계산 프로그램 ‘더존’ 등도 임금명세서 서비스는 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며 “그렇다고 노무사에게 그대로 넘겨주기는 아쉬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노무사회 관계자는 “고용부에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할 문제”라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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