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뉴욕증시는 큰 변동성 속에 9월 하락장을 겪으며 약세를 보였다. 세계적 대형 투자자들은 이런 장세 속에 어떤 투자 전략을 펼쳤을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된 올 3분기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보고서(13F)를 분석했다. 코로나19 기간 자사주 매입만 하며 현금 보유를 늘려왔던 워런 버핏은 새 종목 매수에 나섰고,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해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는 테슬라 풋옵션을 모두 청산해 눈길을 끌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9월까지 로열티파마를 1만3000주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가치는 약 4억7500만달러 수준이다. 로열티파마는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한 글로벌 신약 특허권 투자회사다. 올 들어선 11%가량 하락해 4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 용품 업체인 플로어&데코에는 약 1억달러를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어&데코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집 리모델링 열풍이 불면서 작년 주가가 80% 급등했다. 올해도 40%가량 오른 상태다.
이런 변화에도 벅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은 여전히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카콜라 네 종목이 차지했다. 상위 10개 종목의 잔액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버리는 지난 8월 ‘기술주에 투기 거품이 끼었다’며 테슬라 풋옵션에 베팅했다. 풋옵션은 미래 시점에 주가가 하락하는 조건에 베팅해 수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다. 하지만 버리의 예상과 달리 테슬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쇼트(매도) 포지션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CNBC는 “행사 가격, 만료 날짜 등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버리의 손익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달 초까지 1200달러를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테슬라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글을 올린 뒤 주가는 1주일 만에 15% 넘게 급락했다.
그린라이트캐피털이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주택건설업체인 그린브릭파트너스다. 아인혼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주택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건설업체에 투자했다. 아인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행동을 취하든 취하지 않든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쿠팡 주식을 50만 주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지분 가치는 1408만달러에 달한다. 지난 3월 상장 이후 쿠팡 주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팔루사매니지먼트의 설립자 데이비드 테퍼는 지난 분기 인적자원관리 전문 회사인 얼라이트(ALIT) 주식 800만 주를 매수했다. 또 오프라인 소매업체인 메이시스(M) 주식도 316만 주에서 700만 주로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메이시스 주가는 올해 176% 급등했다. 반면 반도체주인 마이크론 주식은 565만 주에서 275만 주로 줄였다.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의 체이스 콜먼은 올해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와비파커(WRBY)와 로빈후드(HOOD)를 각각 8억280만달러, 5억7500만달러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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