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옷을 꺼내 입자니 덥다. 그렇다고 가을 재킷을 걸치자니 출퇴근길 칼바람이 걱정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 요즘 날씨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하루 최저기온은 4도. 이달 들어 오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도 있었다. 쌀쌀한 출근길이지만 점심 먹으러 나올 때가 되면 기온이 어느새 15도 안팎까지 올라간다.
겨울이 코앞에 찾아와 일교차가 커진 요즘에는 옷 못지않게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호흡기가 약하고 심장과 뇌혈관계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순환·호흡기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갑자기 쐬는 찬바람’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초겨울 건강 관리법을 소개한다.
우리 몸은 찬바람을 쐬면 기본적으로 교감 신경이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혈관을 일정 부분 수축시킨다. 평소 같으면 부교감 신경을 통해 어느 정도 혈관을 확장시키는 쪽으로 자율 신경계가 조절되는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갑자기 찬바람을 맞으면 균형이 한쪽으로 치우친다. 기온이 1도 떨어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이완기 혈압은 0.6㎜Hg 올라간다고 한다. 이처럼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올라간 상태에서 숨 가쁜 운동까지 하면 평소 하던 운동이라고 하더라도 심뇌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실제 심혈관계 질환자는 일교차가 1도 증가할 때 사망률이 최대 1.9%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교차가 요즘처럼 10도를 넘나들면 사망률이 19%까지 치솟는 셈이다.
호흡기 질환 예방의 기본은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물은 인두부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전문가들은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하루 1.5L 이상 충분히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손이 시렵다고 절대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지켜야 한다. 지팡이도 있으면 좋다.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야외활동을 할 땐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좋다. 체온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절이 경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넘어지더라도 허리나 팔목 같은 특정 부위가 아니라 등판 전체로 넘어지는 것이 낫다. 체중이 특정 관절에 한꺼번에 가해지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대림성모병원은 “넘어질 때 손목으로 바닥을 짚으면 체중의 최대 10배까지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낙상 사고는 합병증이 더 무섭다.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골절은 움직일 수조차 없어 욕창이나 방광염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이 엉덩방아를 찧으면 척추까지 심하게 다칠 수 있어 위험하다.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딸기나 브로콜리, 버섯 등이 좋다. 딸기는 100g에 80~100㎎의 비타민C가 함유돼 있다. 하루 6~7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 비타민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브로콜리는 비타민 A, B, C와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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