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Kore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 조사가 올해 30년을 맞았다. KSCI는 산업별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조사로 꼽힌다. KSCI에서 꾸준히 1위에 오른 ‘장수기업’은 고객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한 결과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과거 연구 결과에 따르면 KCSI 우수기업이 비우수기업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재무성과가 더 뛰어난 경향을 보였다. KCSI 연속 1위 기업의 영업이익과 KCSI 점수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영업이익과의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도출되기도 했다.
고객만족은 경영의 기본으로 꼽히지만 관련 투자를 주저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는 고객만족활동을 단순한 비용 지출로만 보는 경향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KCSI를 기반으로 한 고객만족도와 기업 재무 성과 간 관계를 검증해본 결과 고객만족 투자는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8개 산업(휴대폰, TV, PC,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전자제품전문점, 에어컨)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하며 고객만족 선도 기업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개 산업(공공서비스, 택배)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해 공공기관 중 두각을 나타냈다.
1위 경쟁이 치열한 산업도 다수였다. 서비스 대표 업종인 백화점 및 택배에서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 제과제빵점, 피자전문점, 패스트푸드점도 각축전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다. 내구재에서는 에어컨, 김치냉장고 등 생활가전의 경쟁 강도 역시 높았다. 부엌가구, 타이어, 정수기 등에서는 ‘전통의 경쟁사’ 간 선두 다툼이 진행됐다. 소비자 선호가 자주 바뀌고 대체상품이 많은 소비재산업에서도 품질, 서비스 경쟁이 치열했다.
최근 5년 동안의 상승률로는 금융서비스와 통신서비스가 두각을 나타냈다. 금융서비스는 최근 디지털 혁신을 위해 정보기술(IT)과 결합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한 상품을 출시하는 노력이 반영된 신용·체크카드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통신서비스는 신기술을 내놓으며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핵심 인프라 기술로 꼽히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스마트 디바이스,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IPTV(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 이동전화서비스의 약진이 돋보였다. 이상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기업가치진단본부장은 “KCSI 장수기업은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객 경험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기업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