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최초로 고객만족도를 발표했을 당시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41.9점으로 50점을 밑돌았다. 고객의 절반 이상이 국내 산업의 고객만족도 수준에 불만을 표한 것이다. 1992년은 서울올림픽 이후로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되던 시점이었다. 질 높은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던 때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은 부족했고 공급자 위주 마인드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시기에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KCSI를 조사하고 언론에 발표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기업으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관리해오면서 기업들의 생각은 점점 변해갔고 고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발표 초기에는 산업 분야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산업의 이슈 등에 의해 전체 지수가 영향을 받는 등 지수 변동폭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격차도 컸다.
모델이 정착되고 발표 기업 수가 증가하기 시작한 1996~1997년 무렵부터는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안정적으로 지수가 높아졌다. 2003년에는 KCSI가 50점을 넘어섰고 2008년에는 60점, 2013년에는 70점을 돌파했다. 올해 KCSI는 80.7점을 기록했다.
지수상에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제조업 지수가 서비스업에 비해 항상 높다는 것이다. 서비스업에 대한 고객의 기대치가 높아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조업은 제품 품질 향상 노력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가전, 자동차, 디지털제품 등 국내 제조업의 품질 수준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며 인정받다 보니 고객들의 만족 수준도 높은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KCSI는 80점을 넘어섰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산업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 기업들이 가속화된 비대면 환경에 적응하며 민첩하게 고객들의 요구에 잘 대응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고객 관점에서 그들의 변화에 주목하고 차별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매진해 높아져 가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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