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당에 영입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권영세 의원은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구속되자 "윤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니까 한참 묵은 사안을 끄집어내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건희 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털고 갈 건 털고 가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윤 후보가 경선 과정 중에 도이치모터스에 대해 얘기하는 걸 보면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억울해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권오수 회장이 구속됐다고 바로 김건희 씨에게 문제가 있다고 연결이 되는 건 아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사받을 게 있다면 조사받아야 한다"면서도 "DJ 비자금 수사 같은 경우 선거 이후로 미뤘던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최근 재판 같은 경우도 재판기일을 올해 내로 잡힌 것을 내년으로 미뤘던 거로 제가 봤다"며 "그렇기 때문에 (도이치모터스 수사는) 후보의 선거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선거 이후로 미루는 게 낫다. 지금 그렇게 열심히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대장동은 지금 하먼서 왜 이건 미루자고 얘기하느냐'고 얘기할 텐데, 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같은 경우는 묵어도 한참 묵은 것"이라며 "근데 이걸 갑자기 선거 임박해서 윤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니까 끄집어내서 시작을 하는 거 아니겠나. 대장동과는 워낙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선거 끝나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권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주가 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2009년부터 조작 세력과 공모해 회사 내부의 호재성 정보를 유출하는 등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이 본인의 계좌를 통해 허위로 주문을 내는 방식으로 시세조종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는 주가 조작 과정에서 이른바 '전주'로 참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도 함께 수사 중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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