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도"…잇단 규제에 中 떠난 투자자들 뭉칫돈 몰린다

입력 2021-11-17 15:35   수정 2021-12-10 00: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국 정부의 잇단 IT(정보기술)기업 규제로 인도 IT기업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중국 기업에 몰렸던 자본이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나서면서 인도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아시안벤처캐피탈저널(AVCJ)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3분기 동안 인도 시장에 쏟아진 투자금이 중국 IT기업에 대한 투자금의 1.5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상장돼 있는 대형우량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센섹스 주가지수는 올해 25% 상승해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중국과 인도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중국 본토에서 상장한 IT기업이 조달한 금액은 올해 들어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도의 IT기업이 올해 IPO로 조달한 금액은 작년에 비해 550%나 늘었다.

지난 7월 상장한 인도 음식배달업체 조마토는 IPO로 13억달러(약 1조5392억원)을 조달했다. 조마토의 현재 기업가치는 150억달러에 달한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워런 버핏의 투자를 받은 인도 핀테크 기업 페이티엠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IPO규모는 24억4000만달러로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다.

인도 뷰티전문 유통사 나이카도 최근 IPO로 7억1500만달러를 조달해 인도 IPO 붐에 합류했다. 인도 차량공유업체 올라도 최대 20억달러 규모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인도 시장조사업체 벤처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들어 35개의 인도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지난 7년 동안 인도 시장에서 유니콘에 등극한 기업을 모두 합친 숫자보다 많다.

반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과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중국 정부의 규제에 IPO가 중단된 상태다.

티모시 모에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투자 전략가는 "중국이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만 (규제로 인해) 투자 동력을 잃었다"며 "그 대안으로 인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이 과열되면서 인도 스타트업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데도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것이다. 나이카는 올 3분기에 IPO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96% 줄었다. 조마토도 올 3분기에 44억루피(약 6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FT는 "인도는 곧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의 소비력은 여전히 중국에 한참 못 미친다"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 수준으로 중국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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