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세계 1위 위성통신기업인 영국 인마샛(Inmarsat)이 미국 위성통신사업자 비아샛(Viasat)에 의해 인수됐다. 거래규모는 무려 73억달러(약 8조6844억원)에 달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완료되면 전 세계 위성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로 기록될 예정이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비아샛의 인마샛 인수는 세계 최대 위성통신기업을 탄생시켰다는 점 뿐만 아니라, 향후 위성통신사업자들 간의 업계 재편을 위한 각축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고 보도했다. FT는 이를 두고 "위성통신업계 전반에서 미세 진동이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SES와 유텔샛, 인텔샛, 에코스타 등 인마샛의 경쟁사들도 향후 어떻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서둘러 M&A나 사업다각화 등을 모색하지 않으면 이들의 위성이 우주쓰레기로 전락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이들 기업은 상공 3만5000㎞ 이상에 위치한 정지궤도 위성(GEO)을 운영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난 수십년 간 우주통신 분야를 지배해왔다. 그러나 위성 방송, 위성 전화, 교외지역의 인터넷망 연결 등 이들 기업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 분야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다, 지상통신망이 확장 개선됨에 따라 최근 몇년 사이에 정지궤도 위성 운영 기업들의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저궤도 소형 위성(LEO) 업체들이 급부상한 것도 정지궤도 위성 업체들의 하락세를 부추겼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아마존의 카이퍼시스템, 영국의 원웹 등이 대표적이다. FT는 "이 신세대 기업들은 광대역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수천개의 저궤도 저가 위성을 발사하는 데 잇따라 성공하면서 우주경제를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위성사업 시장 조사기관인 스페이스캐피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654개 LEO 기업들에 총 2310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가 단행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전체 투자 규모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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