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일합병 美 책임론'에 맞장구친 北

입력 2021-11-17 17:08   수정 2021-11-18 00:51

북한이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은 일본이 조선봉건정부(조선 왕조)의 국권을 함부로 유린하고 식민지로 만들도록 허용해줬다”며 일제강점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부각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존 오소프 미 상원의원을 만나 “한일합병은 미국의 승인 탓”이라며 이를 언급한 지 닷새 만이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일본과 미국이 각각 상대의 필리핀, 조선에 대한 우선권을 인정하기로 한 내용이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17일 “세월의 흐름 속에 드러나고 있는 역사적 진실은 일제에 의한 ‘을사5조약’의 날조, 다시 말해 조선봉건정부가 일제의 식민지로 굴러떨어진 것은 미국의 검은 마수가 뻗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을사5조약은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한일협상조약을 말한다. 이 매체는 이어 “조약 같은 것은 휴지장에 쓰인 낙서로만 취급하는 미국이 당시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놓고 그 어떤 신의도 없이 일본과 결탁한 것도 별로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같은날 “을사5조약은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는 비법문서, 불법문서이며 일제의 강박과 미국의 비호 두둔 하에 날조된 모략품”이라며 이날 116주년을 맞은 을사늑약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2일 방한한 오소프 상원의원을 만나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테프트 협약’을 통해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결국에는 분단된 것이 일본이 분단된 것이 아니라 한반도가 분단됐다”며 “전쟁 원인이 된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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