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정비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1·2·3차’(총 3522가구·사진)는 시에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다. 송파구 송파동 ‘한양2차’(744가구)도 신청서를 낸 것으로 확인했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 재건축 초기 단계에 서울시가 개입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정비사업 방식이다.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2년으로 단축하고 각종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빠른 사업 진행을 지원하는 대신 기부채납 등으로 공공성을 높인다. 지난 10월 신청을 마감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에는 총 102곳이 지원하기도 했다.
재개발에 비해 재건축 단지에서는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더 많이 망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의도 시범’, ‘대치 미도’ 등이 먼저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주요 단지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송파구 장미아파트는 잠실 한강변에 접해 있는 데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상가와의 갈등이 해결돼 재건축 실마리가 풀리면 잠실의 새로운 대장아파트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송파구 한양2차도 석촌역, 송파역 등과 가깝고 교육환경이 우수해 알짜 단지라는 평가다. 그밖에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도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해 소유주 동의를 얻고 있다.
다만 주민동의율 등 신청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주민 반발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에 대해선 신청 시 주민동의율 30%를 확보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재건축에는 별도의 동의율을 정해놓지 않았다. 향후 재건축 단지와 서울시가 기부채납 비율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을 경우 절차상 미비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시가 신속통합기획 1호 재건축 단지로 추진한 송파구 ‘오금현대’도 신청한 추진위의 대표성에 주민들이 문제를 삼으면서 계획이 어그러진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30%)의 동의율을 얻어올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단지마다 워낙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에서 알아서 판단해 올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