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도 OCIO 택했다…1조5000억 굴릴 1호 운용사는

입력 2021-11-18 10:51   수정 2021-11-18 10:52

예금보험공사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공적기금 재간접 투자기구인 연기금투자풀을 통한다든가 직접 운용을 하는 것을 벗어나 외부 위탁운용사를 찾아나선 것이다.

OCIO 제도란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역할을 아웃소싱한다는 의미로 연기금과 국가기관, 법인 등이 자금을 외부 투자전문가에게 일임해 운용하는 체계를 일컫는다. 전략적 의사결정 권한의 상당부분이 수탁자인 운용사에 위임되는 만큼 내부 전문 운용인력이 부족한 위탁자로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기금 채권자산을 굴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자산을 외부에 위탁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연기금투자풀에 단기금융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를 예탁하고 있으며 국내 채권 등 기타 투자자산에 대해서는 직접 운용 정책을 펴왔다.

예금보험공사 기금운용실 관계자는 "기금운용의 안정성과 위기대응성을 감안해 직접운용 방식을 취해왔지만 국회나 학계를 통해 해외 투자자산을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자문을 받아 OCIO를 채택하게 됐다"며 "일부 국내 채권도 같이 맡기면서 우리가 직접운용하는 것과 성과를 비교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을 맡길 채권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총 2개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채권 8000억원, 해외채권(미 국채) 7000억원 수준이다. 선정된 두 기업은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모두 절반씩 맡아 운용하게 된다. 운용 보수율로는 5bp(1bp=0.01%)를 제시했다.

위탁운용사는 자금의 채권자산 운용과 유동성 관리를 하게 된다. 중장기 채권자산 투자정책과 통합 위험관리 등과 관련해 기금의 자문에 응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전망 등 운용환경 변화를 분석하는 업무도 맡는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달 26일까지 정량평가 서류 접수를 끝내고 다음 달 3일 정성평가 대상 기관에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위탁운용사 업무 개시일은 내년 1월이며 계약기간은 2년이다.

한편 운용사 1곳당 위탁운용 규모가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기금 국내·해외채권의 운용 전력이 있는 운용사 상당수가 입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를 선정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조건을 따로 두지 않은 만큼 대형 운용사들의 참여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해외채권 운용의 경우 환리스크 대응이라든가 브로커의 과도한 보수수준, 부실한 포트폴리오 관리 등 문제점이 많아 OCIO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 모집하는 것인 만큼 예보는 안정적으로 노하우가 많은 운용사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간 각축전이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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