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9월말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9월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2조1040억달러(약 2480조원)로 전분기말 대비 306억달러 증가했다. 2분기말 증가분(850억달러)와 비교하면 증가 규모는 절반 이상 줄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거주자의 해외증권 투자는 580억달러(약 68조7300억원)로, 월평균(64억4000만달러)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글로벌 주가 폭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 신규 유입으로 순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 중에서도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부터 애플 알파벳 엔디비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성장주를 중심으로 투자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말 이들 종목을 20조원 어치 보유한 데 이어 최근(11월2일 기준) 이들 종목을 32조원 어치 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외금융부채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9월말 기준 대외금융부채는 1조4948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879억달러 줄었다. 이새롬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 과장은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국내 주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비거래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6092억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말 대비 1185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증가 폭 자체도 가장 큰 규모다.
이새롬 과장은 "순대외금융자산이 최대 증가한 이유는 자산 쪽보다는 부채 감소 영향이 컸다"며 "국내 주가 하락과 미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9월말 대외채무도 6108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이는 전분기말 대비 66억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1년 이내에 해외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는 1646억 달러로, 134억 달러가 감소했다. 장기외채는 200억달러 증가한 4462억달러를 기록했다.
실제 대외결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준비자산(4640억달러)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5.5%로 전분기보다 3.7%포인트 떨어졌다.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26.9%)도 전분기보다 2.5% 하락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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