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인적자원 기업인 리쿠르트홀딩스의 대표이사가 "앞으로 이력서 문화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쿠르트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이데코바 히사유키 대표가 "글로벌 기업들이 심각한 구인난을 겪고 있으면서도 채용과정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이력서 접수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채용과정에서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회복세 이후 미국에서 인력부족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도 이력서를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 현지 식당에서 서빙하는 직원이 부족해 40여분을 기다려야 했던 일화도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들이 10년전과 같은 방식으로 일자리를 충원하려고 하기 때문에 구직자들의 반감만 사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히사유키 대표는 "일본의 한 음식점은 10년째 직무기술서를 업데이트하지 않고 있다"면서 "음식점 종업원을 채용하는 데 대학 학위를 적도록 해놨더라"고 비판했다.
또 "앞으로 리쿠르트는 전통적인 이력서 대신 질문 및 평가 시험을 출제하는 방식으로 채용과정을 바꿀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직자가 해당 직무에 필요한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방법 등을 알고 있는지만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히사유키 대표는 "미국에서 트럭운전기사가 부족해 물류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리쿠르트는 채팅 기반의 채용과정을 시작했다"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는 운전자들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리쿠르트홀딩스는 구직 전문 사이트나 숙박 예약사이트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다. 주로 구인사이트 광고와 파견사원 소개 등으로 수입을 얻는다. 리쿠르트홀딩스는 전세계 각국의 채용 공고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인디드(Indeed)와, 세계 최대 규모의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도 운영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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