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8일 16:4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격비교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다나와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코리아센터, KG그룹 등 복수의 후보가 뛰어들었다. 몸값 5000억원을 사수하려는 매각 측과 가격을 낮추려는 인수 후보간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한 다나와 본입찰에 코리아센터, KG그룹,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VIG파트너스 등 4곳 내외의 후보들이 참여했다.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선정된 후보 대부분이 본입찰까지 참여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성장현 다나와 이사회의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51.3%다. 다나와의 시가총액이 3700억원 수준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1800억원 수준이다. 매각 측은 지분 100% 기준 전체 기업가치로 5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면 매각 지분율(51.3%) 기준으론 약 2500억~3000억원이 희망 가격으로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코리아센터가 꼽힌다. 직구서비스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는 2018년 에누리닷컴(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해 가격비교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다나와까지 품어 시장 내 점유율을 단번에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동부제철, 할리스 등 연이어 인수합병(M&A) 시장을 찾은 중견그룹 KG그룹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막판까지 적극적으로 실사에 참여해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자사의 결제 서비스와 다나와의 커머스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후보들은 다나와의 사업모델이 e커머스 내 틈새시장(니치마켓)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나와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오픈마켓 등 판매자들을 연계해주고 결제액의 1.5~2%를 중개 수수료로 얻는다. 컴퓨터(PC)와 PC관련 부품 등에 특화해 출범한 후 최근엔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기보단 오픈마켓 시장이 커질 수록 이를 통해 얻을 수수료 폭도 커지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실제 다나와는 각 e커머스사들의 출혈경쟁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 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회사의 지난 2018년에서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23%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19%)을 상회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도 매 년 16% 수준을 기록했다.
인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격 비교 서비스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가격비교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100% 자동화까지 이르지 못했다"라며 "오히려 사람이 손수 관리해야하는 노동집약적인 분야다보니 노하우가 쌓인 다나와의 수준을 네이버 등 다른 업체들이 못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수 측과 매각 측 양 쪽의 눈높이 격차가 큰 점은 숙제로 남았다. 지난해 다나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407억원으로, 매각 측은 EBITDA 대비 약 12배 수준의 몸값을 책정했다. 일부 후보 사이에선 10배 이상은 어렵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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