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웹툰·드라마 제작…"우리 라이벌은 BTS의 하이브"

입력 2021-11-18 17:06   수정 2021-11-19 01:13

롯데홈쇼핑이 콘텐츠를 커머스에 활용하는 미디어커머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TV에 뿌리를 둔 홈쇼핑 사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 속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한 새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7일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등을 기획한 콘텐츠 제작사다. 이번 투자로 롯데홈쇼핑은 향후 초록뱀미디어의 드라마 투자 및 제작을 지원하고 웹소설과 웹툰 등 지식재산권(IP) 사업 개발 및 투자에 참여한다. 롯데홈쇼핑 앱에서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는 채널 ‘엘플레이(L.play)’와 초록뱀 계열사 소속 연예인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콘텐츠도 내놓을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인공지능(AI) 업체 스켈터랩스를 시작으로 디지털 쇼핑 플랫폼 구축기술을 갖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미디어커머스 기업 어댑트, 뷰티 플랫폼 ‘언니의 파우치’를 운영하는 라이클 등이 투자기업이다. 지난 9월에는 영상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포바이포에 3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 모델 ‘루시’의 품질을 높이고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롯데홈쇼핑의 전략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물류와 맞춤형 추천 기능 등을 강화하는 경쟁 홈쇼핑 업체들과 다른 방향인 점이 눈길을 끈다. 오히려 최근 아이돌그룹 등 셀럽의 힘으로 커머스를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장년층 중심의 홈쇼핑 사업이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선 것”이라며 “앞으로의 경쟁상대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연예인들을 활용해 상품·서비스 판매를 하는 SM C&C와 디어유, 팬 플랫폼 ‘위버스’를 구축하고 BTS 등 아티스트 IP를 대체불가토큰(NFT)에 결합하겠다고 밝힌 하이브 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이날 빅데이터·디지털 트윈 기술 업체 바이브컴퍼니와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까지 바이브컴퍼니와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된 상품을 메타버스에 구현해 실제로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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