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주의는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며 감정적으로 흐르기 쉽다.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종말론적 환경주의를 비판한다. 1960~1970년대 화학물질 공포, 인구 폭탄, 자원 고갈, 식량 부족 등이 사람들을 공포로 몰았지만 어느 것 하나 현실화되지 않았다면서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여전히 건재하며, 새로운 낭설과 공포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1971년 그린피스 설립을 주도했던 저자는 기후변화, 원자력 에너지, 유전자변형 식품(GMO), 해양환경 등을 사례로 들면서 종말론적 환경주의를 반박한다. 저자는 “대부분 사람은 너무 많은 거짓 정보와 잘못된 예측에 속고 있다”며 “원자력 에너지가 가장 안전한 기술이라는 사실을 통계 숫자가 말해주고 있지만 사람들은 아주 위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곰도 마찬가지다. 개체 수가 지난 5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사람들은 조만간 멸종할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유전자변형 식품에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1000만 배로 확대한 전자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고, 이름도 없으며, 화학식도 없는데 사람들은 여기에 뭔가 유해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책은 지적한다.
저자는 “지구의 기온은 태양 활동과 거리 및 각도 등에 의해 결정되고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는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 과학적 사실이지만 사람들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이 지구를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너무 덥게 만드는 요인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책은 그동안 우리가 너무 감정적인 환경주의에 휩쓸려 있지는 않았는지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냉철한 환경주의가 우리가 나아갈 길이 아니냐고 묻는 듯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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