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SUV는 잊어라…운전대 사라지고, 좌석이 테이블로

입력 2021-11-18 17:30   수정 2021-11-25 18:58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에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를 동시에 공개했다. 이색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라운지 같은 ‘세븐’
현대차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LA오토쇼’에서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SEVEN)’을 처음 선보였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세 번째 모델로, 2024년 아이오닉 7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해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 유틸리티 전기차(SUEV)’ 디자인을 완성했다. 전형적인 SUV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운전석 쪽은 하나의 도어, 조수석 쪽은 앞뒤 도어가 양옆으로 펼쳐지듯 열리는 ‘코치 도어’를 적용했다.

세븐 내부는 3200㎜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3열까지 이어진 평평한 바닥으로 프리미엄 라운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운전석에는 평소엔 수납돼 있다가 필요할 때 위로 올라오는 전자변속기 ‘컨트롤 스틱’을 설치했다. 180도 회전 및 앞뒤 이동이 가능한 두 개의 의자와 한 개의 벤치 시트를 갖춰 자유롭게 시트를 배열할 수 있다. 27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이동식 콘솔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가전제품처럼 디자인했다.

현대차는 세븐에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20분 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82㎞ 이상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있다.
강인한 인상의 ‘EV9’

기아도 LA오토쇼에서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EV9’을 공개했다. EV9은 올해 나온 EV6에 이어 2023년 출시될 예정이다. EV6와 마찬가지로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다.

콘셉트 EV9은 전장이 4930㎜, 전폭 2055㎜, 전고 1790㎜, 축거 3100㎜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82㎞ 수준의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30분 걸린다.

콘셉트 EV9은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의 측면부 디자인을 갖췄다. 전면부는 내연기관 모델의 디자인 ‘타이거 노즈’를 전기차에 어울리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로 발전시켰다. 실내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했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앉는 승객을 모두 고려해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세 가지 실내 모드도 갖췄다. ‘액티브 모드’는 통상적인 시트 배열로, 1·2·3열 모든 좌석이 전방을 향한다. ‘포즈 모드’는 2열을 접어 테이블로 만들고 1열과 3열에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엔조이 모드’는 3열을 180도 돌려 차량 외부를 보며 쉴 수 있다.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
현대차는 전기차, SUV로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이오닉 5와 제네시스 GV70는 유틸리티 부문, 싼타크루즈는 트럭 부문에서 각각 ‘2022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로 18일 선정됐다. ‘2021 북미 올해의 차’에 이어 2년 연속 세 개 모델을 최종 후보에 올리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달라진 브랜드 위상을 보였다는 평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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