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개의 인도에서 왔다'는 주제로 인도의 현실을 꼬집은 코미디언의 발언에 현지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18일 CNN 등 외신은 인도 코미디언 비르 다스가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 D.C.의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스탠드업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는 낮에는 여성을 숭배하지만, 밤에는 집단 성폭행하는 인도에서 왔다"고 말했다. 인도인들이 여러 힌두교 여신을 모시고 있지만 동시에 성폭행이 만연한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공기질지수(AQI)가 9000에 달하지만 여전히 지붕에서 잠을 자며 별을 바라보는 인도에서 왔다"며 세계 최악 수준인 뉴델리 등의 대기오염 상황을 빗댔다.
아울러 "나는 채식주의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채소를 키우는 농민을 차로 치는 인도에서 왔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지난달 초 정부 차량이 농민 시위 현장으로 돌진해 여러 명이 숨진 사건을 비판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자 인도 정치권과 보수 세력은 다스의 발언에 대해 격렬하게 비판했다.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법률 고문인 아슈토시 두베이는 "다스의 발언이 선동적"이라며 경찰에 고소했고, 영화감독 아쇼케 판디트도 "다스를 즉시 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거물급 의원 샤시 타루르는 트위터를 통해 "다스가 수백만명을 대변했다"고 옹호했다. 또 다른 야당 의원 카필 시발도 "두 개의 인도가 있다는 점에 대해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편협하고 위선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이어지자 다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 영상은 두 개로 분리된 인도의 이중성에 대한 풍자일 뿐이다. 나는 인도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면서 "어느 나라에나 빛과 어둠, 선과 악이 있는 것처럼 이것은 비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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