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수능 다음날이면 입시기관들은 가채점 기준 예상 백분위 및 금년 정시 지원 가능선을 발표한다. 본인의 원점수로 백분위가 얼마나 나올지 가늠할 수 있다. 입시기관별로 분석에 활용하는 표본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최소 두세 군데 이상 입시기관의 예측치를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좋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발표된 대학별 2021학년도 정시 입시 결과(국수탐 백분위 평균 70% 커트라인)를 살펴보면, SKY권의 인문계열 정시 합격선은 대학별로 평균 97.9점(서울대)~95.9점(연세대, 고려대)으로 나타났고, 자연계열은 95.4점(서울대)~93.5점(고려대)으로 집계됐다. 주요 10개대(SKY 제외)는 백분위를 발표하지 않은 한국외국어대를 제외하고 인문계열은 최고 94.8점(한양대), 최저 88.6점(경희대 국제)의 분포를 보였고, 자연계열은 최고 93.6점(성균관대), 최저 88.4점(경희대 국제)으로 분석된다. 주요 15개대(주요 10개대 제외)의 경우 인문은 최고 90.8점(건국대), 최저 87.7점(숙명여대), 자연은 최고 89.3점(서울시립대), 최저 83.2점(숙명여대)으로 집계됐다. 주요 21개대(주요 15개대 제외) 인문은 대학별로 87.5~82.5점, 자연은 85.5~77.3점에 위치했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경우 이화여대 초등교육과가 94.8점으로 합격선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93.3점), 경인교대(92.7점) 순으로 합격선이 높게 형성됐다. 서울교대는 90.0점으로 교대 및 초등교육과 중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연계 최상위학과인 의대는 지난해 연세대 의예과가 99.5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성균관대·울산대(99.2점), 서울대·가톨릭대(99.0점) 순으로 높았다. 백분위 70% 컷을 발표한 대학 중 가장 낮은 곳은 대구가톨릭대로 93.5점을 기록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서울대 의예과 순위가 가톨릭대와 함께 공동 4위에 머물렀다는 점인데, 이를 곧이곧대로 서울대 의대의 수준이 하락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는 선발 방법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다.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는 과학탐구Ⅱ 과목을 최소 한 개 이상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반면 연세대 등 다른 대학은 과탐Ⅱ 과목에 필수로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 과탐Ⅱ 과목은 과목별로 응시생 수가 수천 명 수준에 불과하고, 난이도 편차가 심해 백분위가 요동칠 때가 많다. 실제 2020학년도는 서울대 의대가 연세대 의대와 함께 공동 1위(99.5점)를 기록했다. 치대는 최고 98.8점(서울대), 최저 95.7점(경북대), 한의대는 최고 99.3점(상지대), 최저 94.7점(원광대), 수의대는 최고 96.2점(건국대), 최저 94.0점(충북대)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는 통합수능 첫해라는 난제도 있다. 올해 모의고사 내내 수학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대두됐다. 수능에서도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인문계 학생들은 국수탐 백분위 평균이 소폭 하락하고, 자연계 학생들은 소폭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입시 결과를 참조할 때 이런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 최소 두세 군데 이상 입시기관의 백분위 예측치를 반드시 점검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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