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19일 15: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메타버스·외곽지역 등 새로운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공간이 가치를 가지며 이를 활용한 상업적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이 지난 18일 개최한 제18회 창립기념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안호준 올림플래닛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공간의 변화가 10년 이상 앞당겨졌다"면서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3040세대들에게 메타버스 등 버추얼 공간을 통한 마케팅이 필수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사례로 온라인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들며 "두 달 동안 오프라인으로 9600명이 방문했는데, 같은 기간 온라인 모델하우스에는 18만명이 찾아왔다"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조화가 기업의 마케팅에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은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공간 변화 중 '외곽으로의 이동'을 꼽았다. 이전에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을 무조건 선호했지만, 집의 의미가 광범위해지면서 더 넓은 공간, 자연 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도권 외곽의 대규모 카페를 가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다"면서 "값싸면서 넓은 집이 필요해진 사람들이 외곽으로 주거를 이동하거나 별장 개념으로 오고갈 수 있는 세컨드 하우스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박사도 2022년 10개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꼽으며 시골이 더이상 낙후된 공간이 아니라 매력적인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러스틱 라이프는 날 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생활의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 지향 라이프스타일을 말한다. 전 박사는 "농막과 세컨드하우스가 유행하면서 평일은 도시, 주말은 시골에서 머무르는 듀얼 라이프가 늘고 있다"면서 "주말동안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공간, 농촌 내 숙박시설 등도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곽으로의 이동은 미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만 미국 드폴(DeFaul)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시카고 권역의 오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도심 외곽의 집 값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MZ세대들이 집에 투자를 많이하면서 값이 싼 집을 사서 리모델링 하는게 활성화됐다"면서 "집이 싼 지역을 찾아 외곽으로 넘어오고, 반대로 임대를 하던 임차인들은 코로나19로 소득이 줄면서 월세를 못내고 더 싼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피스도 위성 오피스가 더욱 더 활성화될 것이란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남성태 집펀드 대표는 "최근 실리콘밸리를 보면 스타트업들이 인재 유치를 위해 무한 연차, 무한 재택근무 등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국내에도 이런 문화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소장도 "코로나19 이후 오피스서 공조시스템, 독립 공간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재택근무가 끝나더라도 위성 오피스로 분산 근무하는 방식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날 서울부동산포럼은 2021 부동산대상 시상식과 장학금 수여식을 함께 진행했다. 부동산 대상은 이병철 KTB금융그룹 회장이 받았다. 이 회장은 2001년 국내 1호 리츠, 2004년 국내 1호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를 설립했고, KTB금융그룹 회장으로 부동산금융 시장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았다. 이 상은 올 한 해 개발, 건설, 회계, 설계감리, 세무, 금융, 프롭테크 등 부동산 전 분야에 가장 주목할만한 업적을 남긴 CEO나 임원이 대상이다. 부동산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도 총 10개 학교 10명에게 주어졌다.
한편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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