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는 과거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고 1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자가면역질환이 생겼고 혈액 순환이 안돼서 쓰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이렇게 계속 무리하면 1년을 못 넘길 거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계속된 실신으로 골든타임을 놓칠 뻔 한 뒤 운영하던 베이커리를 닫고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했다. 배우 서우 또한 피곤하면 온몸에 염증이 생겨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2년여간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고 털어놨다.
자가면역질환은 연예인들만 겪는 병이 아니다.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본적으로 면역이란 외부로부터 침입한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우리 몸을 지키는 것이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외부 항원이 아닌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때 몸 곳곳에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소아)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셀리악병 등이 이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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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개 이상의 손가락 관절이 부어있다.
- 아침에 일어난 직후 손가락이 뻣뻣하다.
- 손가락 마디 관절을 누르면 통증이 있다.
- 통증이 있는 곳이 빨갛고 열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긴 질환으로 자가면역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전신에 걸쳐 발생하지만, 주로 손목이나 손가락 마디에 발생할 확률이 높고 양쪽 손가락이나 양쪽 손목 등 양쪽에 함께 나타난다. 간혹 퇴행성 관절염과 헷갈릴 수 있는데 두 관절염 모두 기상 직후 관절의 뻣뻣함은 공통된 증상이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증상 지속시간이 짧고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이 동반된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쇼그렌 증후군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백혈구가 눈물샘이나 타액선을 침투해 발생하며 안구나 구강에 건조함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침이나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고, 비교적 40대 이상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가 원인일 수 있다. 건조한 증상은 누구에게나 나타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쇼그렌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와 척수 신경으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 면역질환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으로는 감각이 얼얼하고 무뎌지는 감각 장애 증상, 반신 마비,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약 25%는 첫 증상으로 시력 저하, 시야 흐름과 같은 안구 장애 증상을 겪는다고 한다. 재발과 완화를 반복해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지만, 증상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한다면 합병증 예방과 완치에 가까운 완화에 도움이 된다.
혈소판이 적으면 외상 후 출혈이 발생했을 때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혈소판은 혈액 1㎟에 15~40만 개 정도 존재하는데, 이보다 감소하면 혈소판 감소증이라고 한다. 혈액의 응고와 지혈을 담당하는 혈소판이 혈액 내 부족할 시 피가 잘 멈추지 않거나 피부에 멍이 잘 들 수 있다. 또한 만성피로, 식욕 저하,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는 광범위한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피부, 관절, 혈관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돌연변이나 성호르몬, 햇빛이나 특정 약물, 독성 화학물질,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루푸스에 걸릴 확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약 10배 정도 높으며 여성 환자 비율이 87%이다. 증상은 보통 붉은 반점으로 시작하는 피부 발진, 발열, 피로감, 관절 부종, 햇빛에 대한 민감성, 구강 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루푸스 증상 완화를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 햇빛의 직접적인 노출은 피한다, △ 감염 질환에 주의한다, △ 담배는 합병증 발병의 원인이므로 금연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는 완치라는 표현보다 증상 완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원인도 증상도 다양해 몸 곳곳을 힘들게 하지만 초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개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워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피로감이나 무력감, 근육통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인지하기 어렵지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나 평소 올바르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관리한다면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최근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이 자가면역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류머티즘 전문의 카렌 코스텐바더 교수 연구팀은 비타민D 또는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5년 이상 복용한 사람은 자가면역 질환 위험이 15~22%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 남녀 1만 6956명(평균 연령 67세)을 대상으로 평균 5.3년에 걸쳐 진행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4그룹으로 나누어 비타민D 보충제 2,000IU(국제단위: international unit) 또는 위약(placebo), 오메가-3 보충제(매일 1g씩) 또는 위약을 투여하면서 자가면역 질환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임상시험 기간에 비타민D 그룹에서는 123명의 자가면역 질환 환자가 발생하고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에서는 155명의 환자가 발생해 비타민D 그룹의 발병률이 대조군보다 22% 낮았다.
오메가-3 보충제 그룹에서는 130명이 자가면역 질환이 발생, 148명이 발생한 대조군보다 발생률이 15% 낮았다.
자가면역 질환 발생률의 차이는 임상시험 시작 2~3년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이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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