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지난 17일 국제 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은 파운드(약 454g)당 2.32달러에 거래되며 9년 만에 신고점을 찍었다. 2.34달러 선에 거래된 2012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전년 같은 달에 비해선 두 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11월 2일 커피C 선물은 1.12달러 선에 거래됐다.
원두 가격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이상 기후에 따른 흉작이다. 세계 1위 커피 생산지 브라질은 가뭄, 한파 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을 겪었다. 올 7월에는 여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세계 커피 원두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브라질의 원두 작황은 세계 커피값을 좌우한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아라비카 원두 수확량은 12년 만에 가장 적을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물류대란도 원두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은 지난 여름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커피 농가와 항구 등에 봉쇄 조치를 내렸다. 물류비는 치솟았다. 르호앙딥타오 TNI커피 최고경영자(CEO)는 “베트남 수출업체들은 해외 배송을 위해 원두 등의 물품을 항구로 운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8월 15일까지 베트남의 커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다.
주요 커피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원자재 가격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인력난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케빈 존슨 스타벅스 CEO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우리는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던킨 등 커피 브랜드를 보유한 JM스머커(SJM)도 인플레이션이 커피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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