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는 투자 전문가이자 인터뷰 고수로도 유명합니다. 전 세계 굵직굵직한 '큰 손'과 투자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팟캐스트 채널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와 '아시안 인베스터스'에 게재해오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핀테크 스타트업 '레보 테크놀러지스(Revo Technologies)'는 모카(Mokka)라는 브랜드를 통해 BNPL(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사업을 하고 있다. BNPL은 결제 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먼저 가맹점에 대금 전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결체 업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 대금을 나눠 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신용카드와는 달리 제한없이 누구나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수수료도 없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최대 간편결제 회사인 페이팔의 '페이 인 4'가 잘 알려진 BNPL 서비스다.
레보의 모카는 폴란드 뿐만 아니라 러시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지역에서 900만명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가맹점도 7000곳이 넘는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초기 핀테크 스타트업과는 달리 2018년부터 흑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러시아의 벤처캐피털(VC) 바링보스토크캐피털파트너스, 스웨덴의 핀테크 전문 투자사 VEF 등으로부터 수 차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레보는 아이린 슈바크만(Irene Shbakman)과 페르난도 실바(Fernando Silva)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아이린은 핀테크, 금융업계에 25년간 몸담았다. 나스닥 상장사인 인터넷 기업 베온(Veon)의 이사를 맡고 있다. 또 하버드 경영대학원 유럽 자문위원회 이사이기도 하다. 레보를 세우기 전에는 맥킨지의 선임 파트너를 맡기도 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 독자들에게 러시아 지역 스타트업은 생소한 것 같다. 이 지역 회사들을 소개해준다면.
"러시아엔 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는 회사가 많다. 나스닥 상장사이자 시가총액 30조원이 넘는 인터넷 기업 얀덱스나 포털 사이트 메일닷알유(Mail.ru)같은 회사들이 러시아에선 구글 페이스북, 우버와 같은 지위를 가진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주로 '글로벌'보다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러시아 기술 회사는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인 '카스퍼스키(Kaspersky)'일 것이다."
러시아가 향후 다른 나라와 협력하며 '혁신'의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보나.
"러시아는 이미 우주 항공과 핵 에너지와 같은 특정 분야에 한해선 세계적인 혁신의 중심에 있다.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혁신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기업가 활동을 지원해줄 강력한 교육, 법률 시스템의 확충, 자본의 투입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러시아는 특히 성공적인 기업가를 지원하기 위한 양질의 자본이 한정적인 상태다. 2014년 이후 대부분의 서양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당신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인가.
"지금 우리는 성장과 더불어 확장 가능한 강력한 조직을 구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력한 인재 풀을 구축하고 수백 명을 채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회사 출신 오너들은 대개 1년에 3~5명을 채용한다. 우리는 매년 인원이 두 배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높은 수준의 회사 문화와 가치 창출을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
"레보는 현재 2억명 이상의 소비자를 보유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불가리아, 헝가리, 우크라이나와 같은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세 나라의 인구를 합치면 5000만명이 넘는다."
사업을 확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사업 초기에 우리는 대부분의 다른 회사와 비슷한 시련을 경험했다. 정상급 인재를 유치하고 자본을 조달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몇 가지 큰 과제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일관된 문화와 가치를 보장하면서 팀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본 조달이다. 우리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서는 투자 자본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다. 이제 주요 과제는 성장을 관리하는 것이다. 즉, 기회를 활용하는 한편 겸손함을 유지하고 투자와 수익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추는 일이다."
아시아 지역과도 협업할 계획이 있나.
"우리는 잠재적으로 주요 아시아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는 데 관심이 있다. 아시아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맺거나 나중에 이 지역에 BNPL을 구축하고 싶다."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
"생체인식, 인공지능(AI), 소셜 커머스 등에서 나타나는 기회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는 최고의 '옴니 채널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i>데이비드 김 노스헤드캐피털파트너스 대표 & 팟캐스트 'CEO 라운드테이블-브릿징 아시아(CEO Roundtable-Bridging Asia)', '아시안 인베스터스(Asian Investors)' 운영자.</i>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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