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의 데이트폭력 피해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30대 여성이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이 가운데 여성은 스마트워치로 두 차례 긴급 호출했으나 경찰이 최초 출동 당시 현장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출동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A 씨가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고 있던 A 씨는 오전 11시 29분 처음 스마트워치의 긴급신고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경찰은 3분 뒤인 11시 32분 범행 장소인 A 씨 자택에서 500m가량 떨어진 명동 일대에 도착해 현장을 수색했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1분 뒤 A 씨의 2차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당시 경찰은 명동과 A 씨 자택으로 동시에 출동해 첫 신고 후 12분 만인 11시 41분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112보다 119 구급차가 먼저 도착해있었다고 TV조선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적인 결함으로 스마트워치의 위치 값과 피해자의 주거지가 500m가량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 신고 때 현장에서 판단해 피해자 집에도 동시 출동해 A 씨를 발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견 당시 A 씨의 얼굴 부위엔 흉기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으나 의식은 있었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앞서 A 씨는 경찰에 "전 남자친구 B 씨가 죽이겠다는 협박을 한다"며 지난 7일 분리 조치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A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했다.
이틀 뒤 법원은 100ｍ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 이용 접근 금지 등 잠정 조치를 결정했고 경찰은 이 내용을 전 B 씨에게도 고지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까지 일곱 차례 A 씨의 신변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전날까지 지인의 집에서 생활했으며 이날 혼자 거주하던 오피스텔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B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주변 폐쇄회로(CC) TV 등을 통해 추적 중이다. 경찰은 B 씨 검거 시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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