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눈 감으면 내일 눈 뜨지 않기를 바란 적도…"
배우 김정화는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과거 오랜 시간 우울증을 겪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생계를 책임졌던 그는 부모님의 이혼과 암 투병을 하는 어머니의 간병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김정화는 "모든 상황이 날 힘들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 시절 일기를 보면 '오늘 밤에 눈 감으면 내일 눈 안 떴으면 좋겠다', '당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등 밝은 내용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죽고 싶다는 내용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고, 실제로 우울증 진단을 받아서 약도 먹었다. 불면증도 심했다"고 밝혔다.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한 정신질환으로 알려진 우울증. 최근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울증 유병률은 36.8%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 10명 중 4명이 우울증 또는 우울감을 느낀다는 심각한 결과다.
실제로 김정화 외에 다수의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우울증을 고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수 은가은은 댄스 가수를 준비하던 시절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3년간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했고, 배우 이재은 역시 "결혼 3~4년 차 됐을 때 우울증이 너무 심하게 와서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우울증 치료율은 OECD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신경과학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의 우울증 치료율(인구 1000명당 항우울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라트비아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러 생활 제한과 방역 지침 등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울증은 최악의 경우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정신질환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전국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2분기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기준 응답자의 12.4%는 "최근 2주 사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성인 8명 중 1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을 정도로 심한 우울감을 느낀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공개한 WHO는 우울증 예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울증은 평소 즐기던 활동에 흥미가 사라지며, 일상생활에 대한 무기력감과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감이 느껴진다면 자신이 느끼는 솔직한 감정에 대해 주위 사람과 이야기하고, 짧은 산책일지라도 정기적인 운동을 시작하길 권장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우울증은 정신건강 전문의나 지역의 정신보건기관의 상담사 등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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