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다채로운 악기를 동원해 18세기 바로크시대의 향수를 전한다. 한경필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한경필하모닉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개최한다. 예술의전당과 한경닷컴이 공동 주최한다.
공연에서 한경필하모닉은 바흐가 남긴 협주곡 전곡(6곡)을 들려준다. 고(古)음악을 다루기에 객원 연주자를 대거 기용했다. 2009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리코더 콩쿠르 우승자인 권민석이 지휘와 동시에 리코더를 연주한다. 벨기에 메헬렌 미에케 반 베딩겐 국제 리코더 콩쿠르에서 우승한 리코디스트 허영진도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첼로 수석을 지낸 주연선과 코리아챔버오케스트라의 하프시코디스트 오주희 등 12명의 고음악 스페셜리스트들이 한경필과 함께한다.
이들이 들려줄 브란덴부르크협주곡은 바흐가 남긴 협주곡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1721년 바흐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슈베트 백작이었던 크리스티안 루트비히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바흐의 독창성이 고스란히 담긴 레퍼토리다. 바로크시대 작곡가들은 교향곡 대신 협주곡으로 개성을 드러냈다. 교향곡과 달리 협주곡은 작곡가의 자율성이 보장돼서다.
바흐는 악기 편성과 연주 방식에 개성을 녹여냈다. 협연자 한 명만 무대에 오르는 지금과 다른 형태로 곡을 썼다. 독주자 여러 명을 동원해 다양한 악기의 기교를 한자리에서 선보인 것이다. 바로크시대 특유의 ‘합주 협주곡’ 양식이다.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번에만 오보에가 3대, 호른 2대, 바이올린 1대가 독주 악기로 활용됐다. 나머지 협주곡에도 하프시코드, 리코더 등 고악기의 화음이 연이어 나타난다. 다채로운 악기로 협주 집단을 구성해 오케스트라와 경쟁하듯 선율을 이어간다. 1번부터 6번까지 각 협주곡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낸다.
이번 연주회엔 흔히 접하기 힘든 독주 악기들이 눈길을 끈다. 18세기 유럽 클래식계를 주름잡았던 독주 악기들이 총동원된다. 하프시코드와 리코더 등이 주선율을 연주하고 외관은 첼로처럼 보이는 비올라의 전신 ‘비올라 다 감바’도 등장한다. 첼로처럼 악기를 다리 사이에 놓고 연주해서 이탈리아어로 ‘감바(다리)’라는 용어가 비올라 뒤에 붙는다. 강지연·강효정이 비올라 다 감바를 연주한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은 합주 협주곡 시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악기들의 기교와 합주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바흐 관현악곡의 금자탑”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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