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관련주는 지난 8월 말까지 강세를 보이다가 9월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요 생산기지가 문을 닫고,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3분기는 스마트폰 시장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출하량이 지난 2분기 대비 4.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달 초 단기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하고 있다. 베트남 삼성 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기지가 정상화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주요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도 나아지고 있다. SK증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공급 우려가 내년 1분기면 완전 해소되고, 2분기부터는 출하량이 강한 반등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보다 7%가량 늘어난 14억8000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패키지 기판, 수동부품, 폴더블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적인 애플과 삼성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폴더블폰 관련주로는 KH바텍이 있다. 이 회사는 폴더블폰의 접고 펴는 부품인 힌지를 삼성에 공급한다. 3분기 실적에도 힌지 효과가 그대로 반영됐다. 2분기 412억원이었던 매출이 3분기엔 3배 이상 늘어난 1438억원을 기록했다. 효과는 내년에 더 커진다. KH바텍의 내년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보다 43.8% 증가한 4966억원이다. 영업이익도 올해 200억원대에서 내년엔 5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마트폰용 기능성 필름을 제조하는 세경하이테크도 폴더블폰 관련주로 꼽힌다. 폴더블폰용 특수보호필름을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공급 중이다. 내년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보다 각각 29.2%, 100.6% 늘어난 3374억원과 323억원이다. 폴더블폰에 필요한 경연성회로기판(RF-PCB)을 만드는 비에이치도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비에이치의 내년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2.0% 늘어난 985억원이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이달 들어 각각 37.47%, 9.43% 올랐다. LG이노텍은 애플과의 전장 부품 협업 기대 효과가 컸다. 두 회사 모두 주가는 올랐지만 실적 전망도 함께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 LG이노텍의 12개월 선행 PER은 8배다. 삼성전기의 12개월 선행 PER도 6개월 전 13배에서 11배로 낮아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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