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페루 쿠스코주(州)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 페루의 쿠스코주 친체로 신공항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추픽추 관광지 인근에 있어 2025년부터 연 500만 명이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친체로 신공항의 본공사를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공항 부지에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토공사업은 지난 4월부터 진행됐다. 일부 토지에 대한 기반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공항터미널과 공항 컨트롤타워를 건설하는 본공사를 시작했다.
해발 3800m 고지대에 조성되는 친체로 신공항은 총 사업비 7600억원을 투입해 활주로 1본(4㎞), 축구장 6.5배 크기의 공항터미널(4만6900㎡), 탑승교 13식을 갖추게 된다. 연간 5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중형급 공항으로 2025년 개항 예정이다.
198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추픽추 관광지가 인근에 있어 잉카문명을 찾는 사람들의 관문 공항이 될 전망이다. 신공항에서 마추픽추 관광지는 버스나 자동차, 기차를 이용하면 1~3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도화ENG, 건원ENG, 한미글로벌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팀코리아)은 2019년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공항 건설에 필요한 건축설계 검토, 시공사 선정, 사업비 관리, 개항에 따른 종합계획 수립 등 총괄관리(PMO) 방식의 사업이다.
현대건설이 페루와 멕시코, 중국 등의 기업들과 조인트벤처(JV)를 결성해 공항 건설 수주에 성공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페루 선조들이 당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마추픽추를 건설한 것처럼 친체로 신공항을 첨단 친환경 공항으로 짓겠다”고 강조했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은 페루 교통통신부와 한국공항공사, KOTRA의 국가 간 계약 사업이다. 페루 정부는 기존 아스테테 국제공항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고, 노후 시설로 여객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못해 40여 년 전부터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재정위기, 국가 혼란, 글로벌 경기 위축 등 난관에 부딪혀 수차례 공사 보류 과정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약 6억달러를 집중 투입해 신공항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단순 위탁이 아니라 시공업체 선정부터 시운전까지 총괄하는 PMO 방식으로 중남미 공항건설사업에 진출한 것은 한국공항공사가 처음”이라며 “마추픽추와 세계를 연결하는 하늘길이 한국의 기술로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친체로(페루)=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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