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리는 유럽 5G 중계기 시장…SK스퀘어 합작사 현지 첫 상용화

입력 2021-11-21 18:22   수정 2021-11-22 00:42

SK스퀘어와 SK텔레콤이 유럽 최대 통신기업 도이치텔레콤과 함께 운영하는 독일 기반 합작기업 테크메이커를 통해 실내 5세대(5G) 통신 중계기(사진)를 출시했다. 유럽에서 통신사가 실내 5G 중계기를 독자 개발해 상용화한 최초 사례다.
유럽형 5G 중계기 독자 개발
21일 SK스퀘어 등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은 최근 독일 동남부 바이에른주를 시작으로 테크메이커가 개발한 실내 5G 중계기 판매에 들어갔다. 회사는 판매 지역을 독일 전역으로 넓힐 계획이다. 테크메이커는 작년 12월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이 각각 56억원가량을 출자해 세웠다. 지난 1일 SK텔레콤이 기업분할하면서 SK스퀘어 자회사로 편입됐다.

중계기는 전파를 수신해 이를 증폭한 다음 다른 곳으로 전송해주는 장치다. 테크메이커가 개발한 중계기는 건물 외부 안테나를 통해 주파수 신호를 받아 건물 안쪽으로 전송한다. 이를 통하면 건물 내 5G 속도와 이용 가능 장소를 늘릴 수 있다.

이 중계기는 테크메이커 출범 약 11개월 만에 나온 첫 5G 상용화 제품이다. SK텔레콤이 2019년 최초로 개발한 5G·LTE 무선신호(RF) 중계기가 기반이 됐다. 한 중계기로 5G와 LTE RF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유럽 사용 환경에 적합하게 바꾼 중계기다. 작년에 독일 주요 8개 도시에서 약 3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쳤다. 800메가헤르츠(㎒), 1.8기가헤르츠(㎓), 2.1㎓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고, 독일 금융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성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중계기 장비 제조와 공급은 국내 중계기 전문기업 쏠리드가 맡았다.
커지는 실내 중계기 글로벌 시장
테크메이커가 첫 제품으로 중계기를 내놓은 것은 유럽 각국에서 통신 실내 중계(인빌딩) 솔루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유럽 대다수 국가는 건축물 관리 기준이 엄격해 통신 케이블 등을 새로 설치하기 어렵다 보니 실내에서 5G 통신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화상회의, 원격교육 등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유럽 오피스 건물이나 주택 내 5G 통신망 구축 대안으로 실내 중계기가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메이커는 이 시장을 기업 간 거래(B2B),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나눠 공략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월 이용료 19.95유로(약 2만7000원)를 내면 실내 5G 중계기를 빌려 쓰는 식이다. 테크메이커는 이를 통해 중계기 매출액의 일부를 기술 로열티 명목으로 가져올 수 있다. 원천기술을 제공한 SK텔레콤도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는다.

SK텔레콤은 앞서 자사 기술자산 약 100건을 테크메이커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기술에 도이치텔레콤의 유럽 일대 사업 기반을 접목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테크메이커는 중계기를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 네트워크 솔루션, 플랫폼 등 각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헌 SK스퀘어 매니징디렉터는 “SK스퀘어와 SK텔레콤, 도이치텔레콤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테크메이커를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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