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펜디도 내년에 청담동에 연면적 1322㎡ 400평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기 위해 공사 중이다. 송진욱 쿠시먼 이사는 “명품업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직매장 방식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며 “3~4년 전에는 이곳에 10개 건물이 공실이었는데 이제는 빈 건물이 없다”고 말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올 들어 재조명받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올 2월 청담동에서 문을 연 데 이어 프랑스 패션 브랜드 생로랑도 4월 청담동에 처음으로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백화점 입점과 달리 건물을 통째로 임차하는 게 특징이다. 청담동 명품거리의 1층 매장 3.3㎡당 임대료는 100만원대로 명동, 강남 등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편이다.
해외 브랜드의 직접 진출은 백화점 일변도의 사업모델 전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은 소비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수수료가 높고 매장 공간이 한정돼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의 가이드에 따라 매장을 내느니 큰돈을 투자하더라도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청담동 명품거리는 6대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유일하게 공실률이 줄고 있다. 지난 1분기 19.2%이던 공실률은 3분기에 15.4%로 떨어졌다. 반면 3분기 공실률이 51.6%에 달한 명동을 비롯해 가로수길(40.3%) 홍대(17.4%) 강남(16.9%) 한남·이태원(16.8%) 등은 모두 1분기보다 공실률이 높아져 대조를 보였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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