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두려울 때도 많았지만 그 노력이 쌓여 인정받기 시작했죠.”김민정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사진)는 지난 15일 42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대형로펌 세종의 관세팀장직을 맡게 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관세사 자격증과 세관 실무 경력이 모두 있는 이력 덕분이다. 그는 전남대에 다니던 2001년 만 21세 나이로 관세사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는 인천공항에서 관세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김 변호사는 “세관에서 실무경험을 쌓으면 향후 관세사 업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들어 공무원시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세관공무원으로 일하며 입·출국장의 출국 신고, 외국환 신고, 휴대품 검사 업무뿐 아니라 수출입통관청사의 일반·특송 통관 등 통관과 관련한 모든 실무를 경험했다.
세관에서 근무하던 2009년, 그는 다시 한 번 사법시험에 도전했다. 김 변호사는 “세관에서 큰 소송 사건이 생기면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에게 맡기고 있었다”며 “대학 때 판결문을 읽으며 가슴이 뛰었던 기억을 살려 관세 분야 전문 변호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사시에 합격한 이후 김 변호사는 정부법무공단에서 근무하며 주요 관세 소송 사건을 겪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 활동을 하는 도중에도 관세법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를 보면서 세무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석·박사학위를 땄다”며 “국내에는 관세법과 관련한 선행연구가 없어 외국 책까지 찾아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나 혼자 가는 것 같아 두려울 때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들이 쌓이자 다른 법률 전문가들이 김 변호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논문과 연구 활동을 이어나가니 관세법 연구회나 법원의 관세법 강연 등에서 초청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일들이 알려지며 고객이 찾아오기도 하고, 다른 대형로펌에서 ‘사건을 수임했는데 잘 모르겠다’며 연락해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가 세종이라는 대형로펌에 들어가게 된 건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다. 김 변호사는 “관세청을 대리해 5000억원대 글로벌 기업 관세 소송 건을 진행하는 등 굵직한 사건에 참여했지만 상대방인 대기업을 대리해보진 못했다”며 “대형로펌에서만 맡을 수 있는 사건을 경험해 성장의 기회로 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법에 관해서는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내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세관 조사에 대응하고 법원을 설득하며 의뢰인을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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