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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의 크리스토퍼 플라워 회장이 핀테크(금융기술) 시장에 거품이 일고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플라워 회장은 최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핀테크 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지표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핀테크 분야를 “보풀이 많이 붙어 있는 온갖 집합소”에 빗댔다. 많은 핀테크 기업이 전통적인 가치평가 척도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10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했다. 제대로 된 높은 가치로 평가되지 않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핀테크 기업은 지난 1년 새 시장에서 가치가 급등했다. 코로나19 여파와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 기조 속에서 유동성이 넘쳐나자 투자자들이 고성장이 예상되는 핀테크 기업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CNBC는 “핀테크 분야 역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을 톡톡히 봤다”고 분석했다.
일부 기업은 전통 은행보다 높은 가치로 거래되고 있다. 페이팔은 시가총액이 2420억달러(약 286조7000억원)로 웰스파고, 씨티그룹보다 크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009년 세운 핀테크 벤처기업 스퀘어는 시총 1070억달러로 US뱅코프를 압도한다. JC플라워 대변인은 플라워 회장의 발언에 대해 “투자자는 대출 위주 기업보다는 결제업종 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워 회장의 경고를 입증하듯 인도 핀테크 기업인 페이티엠이 지난 18일 뭄바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27% 폭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이티엠은 인도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규모로 뭄바이증시에 입성했지만 투자자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이티엠의 시총은 50억달러 줄었다.
11년 전 설립된 페이티엠은 모바일 결제는 물론 온라인으로 금 거래까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막상 주식시장에서는 구글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페이티엠의 초라한 성적표는 인도에서 영업손실을 내면서도 비싼 몸값을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 스타트업들의 상장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음식배달기업 조마토 등은 올해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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