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7년차 회사원 A씨(35)는 퇴근 후 집에서 노트북을 열고 ‘클라우드 컴퓨팅’ 강의를 듣는다. 코로나19 확산 후 재택근무를 하던 시기에 등록한 사이버대에서 동영상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다. A씨는 “자기 계발을 위해 큰 부담이 없으면서도 고품질 강의를 들을 기회를 찾고 있었는데 사이버대가 가장 적합했다”며 “퇴근 후 남는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능력도 키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시대 ‘집에서 자기 계발 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이버대를 등록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직무역량을 갖추기 위해 사이버대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이버대 학생의 약 70%는 일을 하면서 공부하고 있다. 지난해 사이버대 등록생의 직업 분포를 보면 무직 32.7%를 제외하고 전문직(16.6%) 또는 사무직(15.5%)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직(15.5%) 판매업(3.2%) 군인(3.1%) 등 다른 직업군도 다양했다.
재학생 연령을 봐도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사이버대 학생의 42.7%가 30~40대였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다시 학업에 열중하는 50대도 늘고 있다. 50대 비중은 2018년 13.2%에서 2020년 16.7%로 매년 늘고 있다.
60대 이상도 2018년 2.5%에서 2020년 3.4%로 증가하는 추세다. 원격대학협의회 관계자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50~60대가 사이버대를 많이 찾고 있다”며 “최근에는 신산업 전공이 많이 개설되면서 여기에 관심이 높은 20대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대에 비해 저렴한 학비도 사이버대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2018년 기준 21개 사이버대의 학비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평균 1371만원 수준이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 196곳의 2021학년도 학생 1인당 연간 평균 등록금은 672만원이다. 연간 기준으로 사이버대 학비는 일반 대학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고려사이버대는 2018년 사이버대 최초로 빅데이터 전공과 AI 전공을 신설해 미래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빅데이터 전공은 빅데이터 기획, 처리, 분석, 활용으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교육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AI 전공에선 AI 개발 도구를 활용한 실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학과도 속속 개설되고 있다. 경희사이버대는 2022학년도 1학기부터 한국어문화학부를 신설한다. 차별화된 문화 교과목을 통해 한국어 교원을 넘어서 한국문화 전문가를 양성하는 한국어교육전공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사이버대는 장학 혜택도 크다. 한양사이버대는 2020학년도에 전년 대비 29억원 증가한 226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전체 학생 중 95%가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1인당 평균 약 161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1곳의 대학 중 현재 일반대처럼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은 18곳이다. 나머지 3곳은 전문학사 학위를 수여한다. 특수대학원이 설치된 학교에서는 석사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사이버대는 다음달 1일부터 2022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대학별 개설 학과, 모집 인원 등 세부 사항은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대, 전문대 등 오프라인 대학과 달리 수능 성적이나 고교 내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온라인 적성검사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종합해 선발한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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