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 26일 09: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세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다나와의 새 주인으로 코리아센터가 낙점됐다. 코리아센터는 현재 운영 중인 에누리닷컴에 더해 다나와까지 인수하며 가격비교 커머스 분야에서 영향력을 단숨에 키웠다. 다나와를 품는 조건으로 코리아센터 경영권 인수에 나선 MBK파트너스의 계획도 청신호가 켜졌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코리아센터는 다나와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매각 대상은 성장현 다나와 이사회의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51.3%로, 가격은 약 3500억원이다. 지난 19일 마감한 본입찰엔 코리아센터, KG그룹,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 VIG파트너스 등 4곳 내외의 후보들이 참여했다.
코리아센터가 다나와를 품는 데 성공하면서 후속 절차인 MBK파트너스의 코리아센터 투자 협상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해당 협상이 마무리되면 MBK파트너스는 코리아센터와 다나와를 동시에 인수하게 된다. IT·플랫폼 분야에서 연관기업을 동시에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의 일환이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일본 골프프랜차이즈 '아코디아골프' 매각에서도 볼트온 전략을 펴 매각 차익으로만 3조원 넘는 대박을 거두기도 했다.
코리아센터는 다나와 인수를 통해 e커머스 내 틈새시장(니치마켓)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겠다는 포석이다. 다나와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오픈마켓 등 판매자들을 연계해주고 결제액의 1.5~2%를 중개 수수료로 얻는다. 컴퓨터(PC)와 PC관련 부품 등에 특화해 출범한 후 최근엔 생활용품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기보단 오픈마켓 시장이 커질 수록 이를 통해 얻을 수수료 폭도 커지는 독특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다나와는 각 e커머스사들의 출혈경쟁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매 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회사의 지난 2018년에서 2020년까지 3년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23%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19%)을 상회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도 매 년 16% 수준을 기록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가격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가격 비교 서비스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지만 가격비교 서비스는 기술적으로 100% 자동화까지 이르지 못했다"라며 "오히려 사람이 손수 관리해야하는 노동집약적인 분야다보니 노하우가 쌓인 다나와의 수준을 다른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 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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