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가 기본소득과 국토보유세 등 기존 정책에 얽매여선 안 된다는 주장이 처음 나왔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22일 자신의 SNS에 올린 <돌아온 3김과 이재명표 혁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재명표 혁신 상품의 시리즈 출시를 기대해본다”며 “기존 상품인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행렬 등은 좀 뒤로 미루고...”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16·17·20대 국회의원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지난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 전 시장에 밀려 낙선했다.
김 전 장관의 발언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 이른바 ‘3김’이 모두 참여한다는 소식을 논평하면서 나왔다.
그는 “민주당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마디로 전혀 겁안나는 캐스팅”이라며 “김병준, 김한길씨는 원래부터 새시대니 미래니 하는 가치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들이니 긴 말 섞는 것도 아깝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전 장관은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선 “적어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오랜 지론 만큼은 인정받아야 할 분”이라고 치켜세운 뒤 “이번 대선 국면에서는 오직 선대위에서의 전권이냐 아니냐의 화두만 오가는 것 같아 그분의 시대적 역할도 끝난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선대위 재구성에 들어간 ‘친정’ 민주당을 향해서도 뼈 있는 조언을 했다. 그는 “국힘당은 그렇다치고 민주당이 잘 해야 한다”며 “아파하는 국민, 청년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그런 정책, 인재영입들이 줄을 이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글의 맨 마지막 문장을 “기존 상품인 기본소득, 국토보유세 행렬 등은 좀 뒤로 미루고...”로 끝맺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가 지지율 하락에도 계속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인 기본소득 등 ‘기본시리즈’와 국토보유세 공약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장점은 살리지 못하고 단점을 극대화하는 이 후보의 잘못된 선거 캠페인이 이재명-윤석열의 지지율 격차를 키우고 있다”며 소위 ‘매운 맛 버전의 좌파 정책들’에 대한 재고를 주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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