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전 직원 임금을 1000만원 이상 일괄 인상할 전망이다. 또 직원들에게 연봉의 각각 30%와 20% 규모로 스톡옵션(주식을 부여받을 권리)과 성과급도 지급키로 했다. 올해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린 카뱅이 직원 처우를 올려 인재를 더 끌어모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상안을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이 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내년부터 카뱅 직원의 평균 임금은 약 1000만원 가량 오를 전망이다. 또 별도의 성과급과 스톡옵션도 전 직원이 받을 전망이다.
카뱅 측이 이같은 파격적인 연봉 인상 안을 제시한 것은 성장에 따른 과실을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뱅은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했고,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순익은 16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59억원)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고객수도 지난해 말 1544만명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1740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직원 처우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졌다. 앞서 지난 3월 카뱅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최초로 노조가 설립됐다. 당시 노조는 "2019년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작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카카오뱅크의 성과는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이 모두 노력한 결과"라며 "그 결실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임직원에게 보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회사 외연이 확장하면서 인력 수요가 더 커진 것도 임금 인상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뱅은 설립 이후 공채 없이 경력직 채용 위주로 인재를 뽑아 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뱅이 여전히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며 "좋은 인재를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결국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그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내부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보상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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