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서 메인넷은 일종의 플랫폼이다. 사람들이 다양한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작해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메인넷을 이용하면 블록체인으로 SNS, 게임, 디지털 광고 플랫폼 등을 만들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지배력이 막강한 이더리움 플랫폼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토종 메인넷’을 선보이려는 이들이 있다. 메인넷 프로젝트 ‘프로토콘’을 개발하고 있는 전명산 소셜인프라테크 대표(사진)는 “춘추전국시대처럼 각국 업체가 블록체인 플랫폼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시가총액 글로벌 10위권에 달하는 ‘K이더리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소셜인프라테크는 2019년 설립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막 2년을 넘겼지만 개발자들은 업계에 한 차례 이름을 알린 적이 있다. 전 대표는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공개(ICO) 프로젝트 ‘보스코인’ 핵심 개발자들이 창립 멤버”라며 “해외 업체들은 5년 정도 걸린 메인넷 핵심 기술 개발을 2년 반 만에 끝냈다”고 말했다. 프로토콘은 내년 상반기 플랫폼 서비스를 공식 가동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3년 사이 국내에서 진행되던 15개가량의 메인넷 프로젝트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기술 장벽이 높았던 데다 사업성을 확보할 만한 운용 능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로토콘은 최신 합의 알고리즘을 채택해 기존 메인넷의 단점까지 해결했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른바 ‘프랙티컬비잔틴장애허용(PBFT)’ 방식이다. 개발은 더 어렵지만, 구동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어 기업들이 활용하기 적합하다. 블록 생성 권한 부여에 필수처럼 여겼던 암호 계산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전 대표는 “비트코인 등이 쓰고 있는 기존 작업증명(PoW) 방식은 무겁고 비효율적”이라며 “탈중앙화 구현은 까다롭지만, 세계에선 PBFT가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내년에는 프로토콘 생태계를 함께할 협력사를 최대한 모은다는 목표다. 블록체인 이해도가 높은 게임사나 메타버스 업체가 주요 대상이다. 메인넷 활용 수수료를 고정 가격으로 받는다는 원칙도 세웠다. 메인넷 수수료는 통상 연계 토큰의 가격 변동성에 따라 변화가 커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던 부분이다. 내년 1월부터는 자체 개발한 마인크래프트 기반 블록체인 게임 ‘블록시티’, 문서 인증 서비스 ‘블록사인’도 정식으로 출시해 기술력을 공인받을 계획이다. 전 대표는 “기술력만큼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한다”며 “산업 생태계를 잘 이해하는 블록체인 기업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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