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비서실장으로 거론됐던 장제원 의원은 23일 "단 한 번도 윤석열 후보 옆자리를 탐한 적이 없다"며 "오늘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했다. 본인의 인선 문제를 두고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갈등을 빚자 스스로 자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청와대로 들어가는 날 여의도로 돌아와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며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저의 거취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모두 제 부덕의 소치다. 이제 스스로 결심할 시간인 것 같다"며 "윤 후보께는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많이 부족한 저를 깊이 신뢰해 주고 아껴 주는 마음에 보답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그러나 이것이 진정으로 윤 후보를 위한 길이라고 판단했다. 저의 진심 어린 충정이라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이다. 방해가 돼서도, 주목을 받으려 해서도, 거래하려 해서도 결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제가 그 공간을 열겠다. 마음껏 인재를 등용하시고 원탑이 되셔서 전권을 행사하시라"며 "내년 3월 9일 우리 모두가 꿈꾸고 염원하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실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윤 후보 곁을 떠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겠다"며 "한 편으로는 가슴이 쓰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를 만들어 주신 사상 주민 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포근함을 느낀다"고 했다.
장 의원의 비서실장직 포기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 인사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병민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의 우려가 장 의원 인선 문제에 걸림돌이 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특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이 사람은 돼', '이 사람은 안 돼' 이렇게 얘기하면서 전체 판을 그리지는 않는 분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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