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커머스'의 시대 온다...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뛰어드는 유통업체[한경 엣지]

입력 2021-11-24 01:08   수정 2021-11-24 01:09



메타버스는 요즘 유통업계에서도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입니다. 편의점(CU), 호텔(한화호텔앤드리조트) 뿐 아니라 최근 백화점과 홈쇼핑 등 젊은 층들이 주축이 아닌 업계에서도 메타버스에 속속 진출하고 있습니다. CU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점포를 3개나 냈지요.

지금의 목적은 마케팅입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에서도 10대인 Z세대, 잠재 소비자가 될 이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지요. 그러나 궁극점에는 커머스가 있습니다. 향후 사람들이 모여들 가능성이 높은 공간인 메타버스에 유통업체들이 직접 찾아가 제품을 팔겠다는 거지요. 이른바 ‘메타 커머스’입니다.

이 목표를 최근 가시화한 그룹이 롯데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8일 빅데이터 및 디지털 트윈 기업 바이브컴퍼니와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 및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브컴퍼니가 보유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가상의 공간을 현실과 똑같이 구분하는 기술을 뜻합니다.

롯데백화점이 바이브컴퍼니와 손잡은 건 ‘메타버스 백화점’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메타버스 안에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을 구현해, 유저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제품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실제로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백화점이지요.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바이브컴퍼니와 공동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7월 메타버스 관련 신기술과 서비스 도입을 담당하는 메타버스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연내 유저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소통하는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커머스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커머스의 유형이 등장할 수 있는 겁니다.



현재까지 나온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메타버스 추진 계획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독자 플랫폼 구축입니다.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린 제페토와 로블럭스, 게더타운 등과는 협업하지 않습니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개발하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기존 플랫폼들이 ‘커머스’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가장 먼저, 해외 유저들이 대다수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냐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제페토는 네이버의 플랫폼이지만 해외 유저 비중이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지요. 예로 미국 유저가 롯데백화점에서 샤인머스캣 박스를 사면 배송은 어떻게 하며, 과연 배송이 가능할지 등을 생각해봐야 하지요.

물론 우리나라 유저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대다수가 10대, 미성년자입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제품 마케팅을 하고, 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것에 기업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신용카드도 발급받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도의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업태마다 다르지만 편의점은 주력 제품인 주류와 담배를 판매할 수 없는 한계도 있습니다. CU의 오프라인 편의점에서는 맥주 신제품 홍보 포스터를 출입문에 붙여놓지만, 제페토 편의점에서는 맥주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지요.

이런 상황에서는 유통업체에 입점한 브랜드들을 설득하는 것도 녹록치 않을 수 있습니다. 마케팅을 위해 메타버스에서 구찌 가방을 아이템화해 전시 및 판매하는 것과, 100만원이 훌쩍 넘는 진짜 제품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니까요.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저 개개인에 따라 서로 다른 공간이 구현되도록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지요. 성인 유저들은 초등학생 유저들과 똑같은 메타버스 편의점에 들어가도 주류를 볼 수 있게끔 말입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당한 수준까지 고도화되어야 할 겁니다. 당장 내일 실현될 미래는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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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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