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케이카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3만31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상장한 케이카는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과 구주매출(기존 주주의 엑시트 물량)이 많다는 이유 등으로 기관투자가의 외면을 받아왔다. 공모가 희망 밴드가 3만4300~4만3200원이었으나 하단보다 27% 낮은 2만5000원에 상장했고 이후 한 달 넘게 좁은 박스권을 형성해 왔다.
그런 케이카의 주가가 급등한 건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이 컸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케이카에 대해 분석을 개시하고 목표주가로 8만5200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기준 케이카는 전체 중고차·소매 중고차 판매 부문에서 각각 4.2%, 3.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시장에서는 81%의 점유율로 가장 큰 업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대형 자동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케이카는 브랜드와 온라인 지배력 등을 토대로 2030년까지 전체 중고차·소매 중고차 판매 시장 점유율이 각각 11.2%, 10.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면서 “한국의 온라인 중고차 매매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케이카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간다면 글로벌 동종 업체들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산출하기 위한 비교군으로 미국 중고차업체 카바나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가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한국 증권가에서 케이카에 대해 제시된 목표주가도 유안타증권의 3만5000원이 유일하다. 한 펀드매니저는 “공모 당시부터 해외 기관들은 최근 상장된 독일의 오토원 등 중고차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고 케이카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판단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롯데렌탈의 주가가 계속 좋지 않은 데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중고차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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