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화사, 깊은 성장통 있었기에 더 빛나는 'I'm a 빛' [종합]

입력 2021-11-24 14:22   수정 2021-11-24 14:23


그룹 마마무 화사가 깊은 음악적 고민을 거듭한 끝에 1년 5개월 만에 컴백했다. 독보적인 솔로 존재감을 지닌 그는 치열하게 겪은 성장통으로 한층 더 짙고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화사는 24일 오후 두 번째 싱글 앨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발매 기념 온·오프라인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화사의 솔로 컴백은 지난해 6월 발매한 미니 1집 '마리아(Maria)'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길티 플레저'에는 타이틀곡 'I'm a 빛'을 비롯해 두려움을 스스로 이겨낼 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한 'FOMO', 온 세상이 흔들릴 만큼 아픈 사랑의 덫에서 벗어나 진심으로 축복하겠다는 마음을 그린 '블레스 유(Bless U)'까지 총 3트랙이 수록됐다.

'길티 플레저'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이야기하거나 본인 스스로 느끼기에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하고 나면 즐거운 일'이다. '길티 플레저'는 곧 화사를 의미했다. 이번 컴백을 준비하며 유독 음악적 성장통을 깊게 느낀 그는 '길티 플레저'가 자신의 모습이라고 했다.

"1년 5개월 동안 즐기지를 못했어요. 이전과의 화사와 지금의 화사가 성장을 이루고 있는 시기라 많이 방황했거든요. 음악적으로 조금 더 성장을 하기 위해 많은 쓰라림을 겪었어요. 고민이 길고 무거웠죠."

"죄의식이 따르지만 내가 함으로써 행복한 행위가 '길티 플레저'잖아요. 음악을 하는 제 스타일을 봤을 때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 거기서 더 즐거움을 얻더라고요. 지금 내 심정이 '길티 플레저'에 딱 맞겠다 싶었어요."


1년 5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티스트로서의 고민은 깊고 치열했다고. 화사는 "앨범을 낼 때마다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그 싸움에서 또 이겨서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웃어 보였다.

무엇이 화사를 고민에 빠지게 한 것일까. 화사는 "'멍청이', '마리아' 때는 곡이 좋으면 그만이고, 무대하는 게 재밌으면 그만이라며 즐기는 마음으로 했는데 이번 앨범은 그게 쉽지 않더라. 예전처럼 즐기면서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 고뇌에 빠진 자신을 꺼낸 것 또한 '음악'이었다고. 화사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정체성을 많이 잃었다. 내 직업이 뭐였는지, 뭘 하는 사람이었는지 혼란스럽고 굉장히 우울했다. 하지만 앨범을 준비하면서 균형을 조금씩 찾고 내 자신도 찾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타이틀곡 'I'm a 빛'을 통해 화사는 완벽해지고 싶은 욕심에 몰입할수록 주위에 짙고 빠르게 그림자가 지지만, 그 굴레 속에 온전히 나를 놓아버리며 자유로워질 때 그림자를 집어삼키면서 온전한 빛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화사가 외국 프로듀서진과 처음으로 협업한 곡으로, 화사 역시 작사에 참여해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을 녹여냈다. 묵직한 베이스 라인 위에 자유롭게 펼쳐진 트렌디한 사운드와 함께 중독성 강한 훅, 화사의 시그니처인 그루비한 보이스가 하나의 잘 짜인 패턴처럼 완벽한 합을 이룬다.

'I'm a 빛'에 대해 화사는 "나를 혹사시키면서 성격적으로도 히스테릭해지거나 예민해지지 않냐. 그러면서 주위의 행복을 놓치는 나에 대한 위로 같다. 이해해달라고 귀엽게 풀어낸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뮤직비디오에는 유쾌한 독기를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화사는 타이틀곡 'I'm a 빛' 작사는 물론 수록곡 '블레스 유' 작곡과 작사에 참여하며 한층 성장한 음악적 역량을 담아냈다.

하지만 정작 'I'm a 빛'의 작사 참여도를 낮추고 싶었다는 화사였다. 그 이유에 대해 "내 마음을 다 담으려고 하면 너무 만족이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이야기이니 표현이 100%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대한 담아보려 했다고.

화사는 "조금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가사를 썼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와서 못 챙긴 분들도 많고 사소한 것들을 많이 놓쳐왔던 것 같다.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 있었다. 곡으로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넣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간 화사는 트렌디한 음악과 파격적인 콘셉트,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솔로 퀸' 수식어를 꿰찼다. 그는 전작 '마리아'로 국내외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부담감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정점에 달했다고. 화사는 "부담을 안 가질 줄 알았는데 오래 쉬다 보니 너무 커지더라. 성격이 생각한 것, 의미 있는 걸 넣고 싶어 하다 보니 작업이 빠르게 안 됐다. 너무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보이는 지표가 좋을 때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걸 내려놓아야 내가 좀 행복할 것 같다. 그냥 같이 무대에 서는 사람들과 교감하면서 '이번 무대 너무 좋았다'고 할 수 있는 행복감과 만족감, 그리고 나 자신의 균형감을 찾는 게 목표다"고 밝혔다.

마마무 멤버들의 응원도 힘을 내는 데 큰 몫을 했다. 화사는 "이젠 그냥 가족이라 문자로 '축하해' 이런 걸 보내는 게 아니라 안 보이는 곳에서 응원해 준다. 한 마디 말보다 묵묵히 있다가 보고 응원해 주는 식이다. 정말 가족 같다. 이제 눈빛만 봐도 느껴진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끝으로 화사는 "그동안 방황한 만큼 열심히 달릴 예정이다. 건강 잘 챙기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잘 이루어가고 싶다. 팬분들과도 많은 소통을 나누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화사의 두 번째 싱글 앨범 '길티 플레저'는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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