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연휴철을 맞아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찾아 헤매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로 주류업체가 술을 담는 유리병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다.
23일(현지시간) CNBC는 "국제 화물 지연, 인력 부족 및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유리병 공급난이 가중되면서 와인·증류주 제조업체 등의 부담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오즈고 증류주협의회 수석 경제학자는 "데킬라, 보드카, 위스키 등 모든 제조업체에 심각한 유리병 품귀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즈고는 "특히 주류업체들이 유리병이 부족해지면 인기 판매 품목인 750ml 및 1.75L 용량을 술을 공급하는 데만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은 용량의 주류는 공급이 현격히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술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많은 주류업체들은 공급처를 바꾸는 등 공급망을 다변화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 켄터키 주의 한 증류소 측 관계자는 "영국의 유리병 공급처가 코로나19로 공장 문을 닫으면서 술 생산이 몇달 간 늦춰졌다"고 토로했다. 이 증류소는 결국 멕시코로 공급처를 바꾸고 해상운송이 아닌 철도를 통해 유리병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편 연말과 추수감사절 등 연휴를 앞두고 미국에서 대규모 소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소비자들 3명 중 1명은 여전히 지난해 연말 연휴 지출의 채무를 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전체 소비자의 29%에 해당하는 3500만명 가량의 소비자들이 지난해 이 무렵 졌던 빚을 갚느라 여전히 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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