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한 일임투자, 퇴직연금서 허용해야 고객·업계 모두 윈윈"

입력 2021-11-24 17:16   수정 2021-11-25 00:46

2013, 2015, 2016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핀트), 파운트, 에임 등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3사의 설립연도다. 이들의 관리자산은 총 1조3000억원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의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베터먼트와 웰스프런트의 관리자산은 총 400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핀트는 최대주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사업 초기부터 서울대와 KAIST 출신 우수 인력을 ‘억대 연봉’으로 영입해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일임투자’ 서비스를 지향했지만, 모바일 자산관리 앱을 내놓는 것부터가 도전이었다.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가 2019년에야 본격적으로 허용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를 우려해 투자일임 계약에는 서면 서류를 반드시 받도록 하는 규정을 고수했고, 비대면 모바일을 무기로 하는 이들 업체의 신사업은 기약 없이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이들은 은행, 증권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거나 금융회사 영업망에 ‘더부살이’하는 방식으로만 영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투자 업체가 퇴직연금을 다룰 수 없도록 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데이터 기반 로보어드바이저가 접목되면 투자자들은 단 몇 분 안에 자산 배분을 할 수 있게 된다”며 “규제가 풀린다면 업계에도 큰 기회가 될뿐더러 퇴직연금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보험사, 은행 등은 퇴직연금으로 랩어카운트(일임투자상품)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비대면 투자일임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을 때보다는 사업 여건이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그러나 금융광고에 대한 규제부터 망분리 규제, 금융감독원 검사 등은 핀테크 업체들의 혁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운용자산 규모가 올해 1조3700억달러에서 2025년 2조850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훈/박진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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