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26패 오유진의 '반란'…최정 5연패 막았다

입력 2021-11-25 18:18   수정 2021-11-25 23:45

오유진 8단(23·사진)이 5년 연속 프로 여자국수에 도전한 ‘천적’ 최정 9단(25)에게 완승을 거두고 ‘입신(入神·9단의 별칭)’ 반열에 올랐다.

오유진은 25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6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최정에게 21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 전적 2승 1패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2000만원. 국내 여자 기전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는 국내 1위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이 후원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다.

이로써 오유진은 2016년 열린 제21기 대회 이후 5년 만에 대회 통산 2승째이자 프로 통산 3승을 신고했다. 당시에도 4강에서 최정을 만나 승리한 뒤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선 최정에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이날 승리로 설욕했다.

오유진은 “우승도 정말 오랜만에 했지만 항상 강했던 상대인 최정 선수를 이기고 우승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판이 초반부터 두텁게 잘 짜였다고 생각했고 흐름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장 큰 목표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며 “국가대표로 꼭 선발돼 나라를 대표해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한기전(신예·여자·시니어기전)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별 승단’ 혜택을 움켜쥐며 입신에 등극했다. 2012년 입단한 이후 9년 만이다. 여자 프로기사가 9단에 오른 것은 박지은, 조혜연, 최정, 김혜민에 이어 오유진이 다섯 번째다.

오유진은 이날 대국 전까지 최정과의 상대 전적에서 3승 26패로 한참 열세였다. 국내 여자 바둑랭킹 1, 2위 간의 격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큰 실력 차였다. 최근에는 15연패를 당하는 등 최정만 만나면 작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유진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국을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초반 우세한 판세를 끝까지 유지했고 결국 271수 만에 최정이 돌을 놓게 했다. 2국에서도 유리하게 경기를 끌고 갔으나 경기 후반 집중력을 잃은 탓에 역전을 허용했다.

오유진은 이날 최종국에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초반 좌하귀 주변 싸움에서 최정의 공세를 막아낸 오유진은 상변으로 옮겨간 전투에서 자리를 잡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50수 만에 인공지능(AI)이 10집 이상 앞섰다고 예측했을 정도로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오유진 쪽으로 기울었다.

갈 길이 급한 최정이 우하귀 주변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가했지만 오유진은 이를 모두 막아냈다. 결국 처음 잡은 승기를 끝까지 놓지 않았고 우승을 확정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4승 26패로 격차를 좁혔다.

남녀 프로기사를 통틀어 선수권전 최초로 단일 대회 5연패에 도전한 최정은 이날 패배로 기록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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