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4분기 실적은 암울한데…내년 '톱픽'으로 꼽힌 이유

입력 2021-11-25 11:29   수정 2021-11-2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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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올 4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하다. 실적 쇼크를 기록한 3분기에 비해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아마존 스스로도 최근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밑도는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다.
이변이 없는 한 부진한 연말 성적표를 받아들 아마존에 대해 월가 애널리스트 30명 전원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최고 톱픽 종목으로 아마존을 꼽았다. 좋을 것 없는 아마존 주가에 대해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핑크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암울한 실적 전망…왜?
지난달 29일 아마존 주가는 하루 새 2.15% 하락했다. 3분기 실적 발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한 탓이다. 전날 아마존은 올 3분기 110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15% 밑도는 수치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8억5000만달러, 31억달러로 컨센서스보다 22%, 50%씩 낮았다. 회사 측은 글로벌 물류 대란과 늘어난 인건비 등의 영향으로 20억달러 지출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성장가도를 이어온 아마존은 코로나19 수혜주로 분류됐다. 오프라인 소비가 막히며 온라인 구매가 급증한 덕에 실적이 크게 늘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연달아 전년 동기 대비 40%씩 매출이 뛰었다. 덕분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지난해 주가는 76%나 상승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씩 풀리자 상황이 달라졌다. 다른 빅테크(대형 기술주)에 비해 주가는 부진했고 3분기 실적은 기저효과로 인해 뒷걸음질쳤다. 특히 3분기엔 전세계 산업계에 몰아친 물류 대란의 영향이 컸다. 온라인 판매 실적이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운송길이 막히자 직격탄을 맞았다. 온라인 위주의 소비가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정상화 과정에 들어선 것도 지난해보다 실적이 줄어든 요인이다. 인건비가 늘어난 것도 이익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됐다. 실제 구인난으로 인해 직원을 유지하고자 시간당 평균 임금을 18달러 이상으로 올렸고, 일부 직원에게는 300달러(약 35만원)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제프 베이조스에게 지휘봉을 넘겨 받은 아마존의 새 최고경영자(CEO) 앤디 제시는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인력 공급 부족과 임금 비용의 인상, 글로벌 공급망 이슈, 화물·물류 비용의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4분기 매출 잠정 전망치는 월가 추정치(1422억달러)를 밑도는 1300억∼1400억달러로 제시했다.
○30명 전원 매수 의견, 목표주가는 ↓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이 같은 악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있다고 보고 아마존에 베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건비 상승과 함께 단기적으로 실적을 짓누르고 있는 배송 네트워크에 대한 아마존의 투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조치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며 아마존의 업계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란 이유도 덧붙였다. 아마존의 목표주가로는 4100달러를 제시했다. 지난 19일 종가(3676.57달러)보다 11.52%의 상승여력이 남아있다.

월가의 전망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마존에 대한 주가 전망을 내놓고 있는 30명의 애널리스트 모두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4088.17달러다. 국내 전문가들도 아마존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매지표가 여전히 좋은데다, 아마존 주가와 연관성이 높은 무점포지표(non store sales) 역시 괜찮은 상황”이라며 “백신 기대감과 연관성이 없는 종목으로 분류돼 그간 부진했지만 구글, 페이스북에 비해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싼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의견은 유지하되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의 경우 아마존의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목표주가를 4100달러에서 3950달러로, 바클레이즈는 4130달러에서 3800달러로 낮춰잡았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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