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 경선 과정에서 후원금 25억여 원을 모금한 가운데 고액 후원자 명단에 이 후보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쌍방울 그룹 임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즉각 "후원금까지 이권 카르텔이 동원됐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병민 국민의힘 대변인은 25일 "이 후보는 '10만 원 이하 소액 후원이 이어졌다'고 자랑해 왔는데 막상 후원금 내역이 공개되고 보니, 이 후보와의 유착설이 그득한 쌍방울 그룹 회장과 대표, 이사가 같은 날에 지령이라도 떨어진 듯 나란히 1,000만 원의 고액 후원금을 냈다. 대략 10명 중 1명꼴로 고액 후원을 받은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동안 이 후보와 배우자의 변호인단은 무료 변론을 했다면서 쌍방울그룹에서 사외이사로 급여와 전환사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미 밝혀진 것만 수십억 원인데, ‘뇌물’인지, ‘뒷돈’인지 의혹은 커져만 간다. 왜 돈과 관련된 부정한 의혹들이 유독 ‘이재명 후보’의 주변에서만 발생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의 최측근 정치인인 이화영 킨텍스 대표는 쌍방울 그룹에서 사외이사로 법인카드를 받아 흥청망청 썼다고 한다"면서 "권력에 취해 기업의 돈을 자신의 금고처럼 이용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와 쌍방울 그룹은 대체 어떤 관계인가. 부인하지만 돈을 받았고, 부인하지만 전환사채를 받았으며, 부인하지만 법인카드를 받았다"면서 "이 후보는 궤변에 능수능란하지만, 돈의 흐름은 진실을 가르키고 있다. 돈을 받은 자가 범인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소액 후원금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이라더니, 현실은 악취 나는 ‘정경유착’ 인가"라며 "얼렁뚱땅 넘길 생각 말고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에게 500만 원 이상 납부한 고액 후원자는 모두 22명으로, 이들이 후원한 금액은 2억천 3백여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과 김세호 쌍방울 대표가 지난 7월 9일 각각 천만 원씩을 후원했고,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의 사외이사인 이 모 씨도 이 후보에게 천만 원을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당 선대위 관계자는 후원회 차원에서 고액 후원자가 쌍방울 관계자인지 파악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 캠프 측은 경선 과정에서 "10만원 이하 소액 기부자들의 후원이 전체 후원금의 9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일용직 건설노동자에서부터 경비, 택시기사, 자영업자,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으로 이뤄진 소액 기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공개돼 훈훈한 감동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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